구윤철 “코스피 PBR 10” 발언에 투자자 ‘충격·분노’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0일 19시 50분


코멘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8.20 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0 정도”라고 발언한데 대해 국내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구 부총리에게 “코스피가 3,200정도인데 PBR이라고 하는 주가순자산비율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구 부총리는 3, 4초 정도 답변을 하지 못하다 “10 정도 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 의원은 “1이다. 대만이 2.4, 일본이 1.6, 브라질과 태국이 각각 1.6, 1.7이고 신흥국 평균이 1.8”이라고 답했다.

구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진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늘었다’, ‘헤지펀드 출신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카운터 파트너가 맞느냐’는 등 투자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 경제의 수장이자, 세법개정안을 주도하는 구 부총리의 증시에 대한 인식이 현실과 크게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PBR은 시가총액을 기업이 보유한 총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순이익 대비 시총비율인 주가수익비율(PER)과 함께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대표 지표다. 1보다 낮으면 저평가, 높으면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볼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종가 3,151.56인 코스피의 PBR은 1.06이다. 코로나 팬데믹 같은 재난 상황을 제외하면 최근 10년 코스피의 PBR은 0.7~1.3 을 오갔다. 한국 기업들은 자본 효율과 주주환원이 떨어져 다른 주요국 기업들보다 PBR이 낮은 편이다. 구 부총리의 말대로 PBR이 10이었다면 코스피는 3만 포인트를 넘겼을 수 있다.

다만 기재부 안팎에서는 구 부총리가 PER을 묻는 것으로 잘못 들은 것이란 말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 부총리가 평소 PBR 개념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안다. 10대 초반인 PER과 순간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