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 Farm Show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태양광 발전으로 온습도 자동 유지… 폭염-폭우에도 안정적 수급 가능
제주, 올해 RE100 감귤 생산 목표… “남은 전기 저장, 농가 소득에 도움”
제주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5일 컨테이너 식물공장에서 재배 중인 고추냉이를 살펴보고 있다. 제주도는 6월부터 태양광 전력을 활용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고추냉이를 시범 재배하고 있다.
제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달 5일 오후 제주 제주시 애월읍 제주농업기술센터 내에 위치한 컨테이너 식물공장. 섭씨 30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안으로 들어서니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식물공장 내부 온도는 17도에 쾌적한 습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42㎡(약 12평) 남짓한 식물공장에는 고추냉이 900주가 자라고 있었다. 50분마다 자동으로 양액이 분사돼 고추냉이의 뿌리가 촉촉하게 유지됐다.
제주농업기술원은 올해 6월 컨테이너 식물공장을 조성해 고추냉이 재배에 나섰다. 대표적인 고소득 작물인 고추냉이는 재배 조건이 까다로운 탓에 노지 재배가 어렵다. 하지만 자동 양액공급 시스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으로 고추냉이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했다.
컨테이너 식물공장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필요한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겨울철에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할 계획이다. 제주농업기술원 컨테이너 식물공장 시범 사업을 거쳐 2027년부터 보급할 방침이다. 김형근 제주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담당관은 “식물공장은 재배 조건을 조절할 수 있는 데다 좁은 면적에서도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연중 생산이 가능하다”며 “허브, 바질 같은 고소득 작물로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대응은 농업 분야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등 재배 환경이 열악해지며 농산물 수급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2050년대 고랭지배추 재배 적합지가 2000∼2010년 평균치의 3%에 불과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을 정도다.
제주는 농업의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전국 최초로 태양광 에너지만을 활용해 감귤을 재배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안에 실제로 RE100 감귤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과실 품질 조사와 전력량 분석 등을 통해 RE100 기반 감귤 재배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도내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농업계에서는 이번 시도가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덕문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 직전 회장은 “RE100 감귤 생산시설이 농가에 보급되면 농가에서는 감귤 농사에 필요한 충분한 전기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다”며 “사용 후 남은 전기는 ESS에 저장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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