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파트 쇼핑’ 막는다]
미국인, 서울에 5678채… 전체의 45%
중국인은 2536채, 美 이어 두번째
국내 거주 교포가 고가 보유 추정
외국인의 아파트 거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미국인이 아파트를 가장 많이 보유한 반면, 구로·영등포구 등에서는 중국인 소유 아파트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실이 한국부동산원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인이 서울에 보유한 아파트는 5678채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외국인이 소유한 아파트(1만2516채)의 45.4%에 달한다.
미국인 소유 아파트를 자치구별로 비교하면 강남권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강남구 1028채, 서초구 742채, 송파구 458채로 강남 3구에서만 2228채를 갖고 있었다.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에서도 1266채를 보유했다.
중국인이 보유한 서울 아파트는 총 2536채다. 미국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중국인들은 구로구에 610채를 보유하고 있고 이어 영등포구(284채), 동대문구(150채), 금천구(138채)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이 강남권에 보유한 아파트는 159채다. 중국인들이 주로 구로구 구로동, 영등포구 대림동 등에 거주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서울에 아파트를 많이 보유한 외국인의 국적은 캐나다(1831채), 대만(790채), 호주(500채), 영국·프랑스·독일(334채), 뉴질랜드(229채), 일본(220채) 등으로 나타났다.
강남과 용산구 등에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외국인 중 상당수는 국내 거주 교포로 추정된다. 앞서 7일 국세청은 아파트를 편법 취득한 외국인 49명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40%가 한국계라고 밝힌 바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전통적으로 강남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은 해외에서 성공한 북미 국가 시민권자가 많다”며 “다만 중국인들의 매매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중국인의 서울 아파트 보유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외국인의 실거주 수요와 재외국민의 권익은 보호하면서도, 투기성 부동산 쇼핑은 차단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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