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내 최고 불장에…기술기업 공략 ‘중학개미’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5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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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지수 10년내 최고치…선전-홍콩도 강세
개미들 이달에만 중화권서 883만 달러 순매수
中정부 유동성 키운 영향…‘고평가’ 우려도

AP/뉴시스
최근 중국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중학개미’들이 늘고 있다. 샤오미, 텐센트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빅테크 뿐만 아니라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기술기업들을 적극 매수하는 모습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22일 국내 투자자들은 상하이증시와 선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을 883만 달러(약 122억 원) 규모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3월(1080만 달러 순매수)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은 최근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영향이 크다. 중국 대표 주식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25일 3,883.56으로 장을 마감하며 10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서만 네 번째 최고치 경신이다. 선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올해 들어 각각 19%, 29% 가량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학개미들은 중국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섰다. 성장주와 혁신기업이 주로 상장된 선전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광통신 장비·부품 제조사 중제욱창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719만 달러 규모 중제욱창 주식을 사들였다. 글로벌 광모듈 시장 점유율 1위인 중제욱창은 인공지능(AI) 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며 올해 주가가 126%가량 상승했다.

중국 국유기업과 금융기업들이 주로 상장된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도 기술기업인 서심미전자(175만 달러 순매수)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서심미전자는 여러 시스템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시스템온칩(SoC)을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서심미전자 주가는 올해 78%가량 강세를 보였다.

중학개미들은 홍콩 증시에서도 기술기업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이달에만 스마트폰 등을 제조하는 샤오미 주식을 3323만 달러, 중국 시가총액 1위 기업 텐센트 주식을 1398만 달러 규모 순매수했다. 샤오미와 텐센트 주가는 올해 각각 52%, 44% 올랐다.

최근 중국 증시 강세는 정부 주도로 유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에 나서자 2022년부터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예금을 늘려 왔으나 최근 예금 금리가 1% 아래로 떨어지고, 채권 수익률도 1%대 중반에 머물면서 주식 투자 수요가 커졌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 거래대금이 2조 위안을 넘기는 등 개인과 기관의 유동성이 유입되며 중국 증시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완만한 강세장으로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속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제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둔화되는 상황에서 풍부한 유동성과 정부 정책 기대 덕에 반등한 상황”이라며 “정부 부양 정책 모멘텀(동력)이 부족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고점을 경신 중인 중국 본토 증시는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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