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석화부문 희망퇴직… 업계 구조조정 신호탄

  • 동아일보

코멘트

석유화학 장기 침체로 비상

LG화학이 석유화학 부문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27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석유화학 공장인 대산공장과 여수공장에서 5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의사를 받고 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정년까지 잔여 기간에 해당하는 급여를 보전하고 자녀 대학 등록금을 지원한다. 추가 위로금은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의사를 묻는 건 이전에도 사업 현황에 따라 통상적으로 해오던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며 “조직 통폐합이나 인위적인 인력 감축을 목표로 하는 구조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년을 앞둔 인력 조정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앞으로 경영 효율화를 위해 추가 감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화학의 올 2분기(4∼6월) 매출은 11조41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68억 원으로 21.5% 늘었지만 대부분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실적 덕분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손실 904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에 나프타분해시설(NCC) 기준 270만∼370만 t 감축 등을 골자로 한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등 10개 주요 석유화학 기업은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는 국내 전체 생산능력 기준 18∼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생산 시설의 4분의 1을 줄여야 하는 만큼 인력 감축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석유화학 기업들에 인력 감축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한 상황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경기 침체와 중국·중동발 과잉 공급으로 구조적 침체에 빠진 상태다. 최근에는 전남 여수의 여천NCC가 부도 위기에 빠져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과 DL그룹으로부터 각각 1500억 원씩의 긴급 자금 지원을 받았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나프타분해시설#LG화학#석화부문 희망퇴직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