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추경에도… 한은 “올 성장률 ‘0%대’ 못 벗어날 듯”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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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석달전보단 0.1%P 상향
이창용 “반도체 수출 호조 불구… 건설경기 침체 골 예상보다 깊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 1.6%로 유지
기준금리는 두번 연속 2.5% 동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경제가 전년 대비 0.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치가 3개월 전 내놨던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아지긴 했지만 결국 ‘0%대 성장률’을 못 벗어날 것이란 의미다. 정부가 올해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35조 원가량의 재정을 투입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건설경기 침체의 골이 너무 깊다는 판단에서다.

● “기업들이 미국 생산 늘릴 때 노사 갈등 가능성”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3분기(7∼9월)에 전년 대비 0.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전망치는 5월 한은 전망(0.8%)보다 0.1%포인트 올랐다. 한은은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024월 2월(2.3%) 이후 올해 5월까지 4번 연속 낮추다 이번에 처음으로 상향했다. 이번 성장률 전망치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망치와도 일치한다. 1960년 이후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1.0%에도 못 미쳤던 것은 4차례뿐이었는데 한은과 정부의 예측대로라면 올해가 5번째가 된다.

한은이 이번에 전망치를 상향한 데는 추경과 반도체 수출 호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차 추경과 경제심리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커진 것이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이는 요인”이라며 “반도체 경기 호조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자동차 수출 등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건설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점은 금년도 성장 전망을 0.3%포인트 정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저성장을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며 “미국같이 큰 나라도 2% 넘는 잠재성장률을 갖는데 우리나라가 1%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6%로 유지됐다. 이 총재는 내년도 경제성장의 하방요인과 관련해 “(기업들이) 미국으로 가 생산을 늘려야 되는데 그 과정에서 노사 간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부연했다.

● “금리 빨리 내리면 부동산-부채 부작용 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7월 금통위에 이어 두 번 연속 동결을 택했다. 6명의 금통위원 중 신성환 위원을 뺀 5명이 동결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경기 부양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 상태에서 금리를 빠르게 더 내릴 경우 경기를 올리는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를 올리는 부작용이 커서 타이밍을 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두 번 남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통위원 5명도 3개월 내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인 반면, 내수가 계속 반등할지는 우려가 있어 10월에는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0월에는 추경 효과가 남아 있어 경기지표가 좋을 수 있고, 6·27대책에 대한 효과도 더 지켜봐야 하기에 11월에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경제성장률#잠재성장률#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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