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김밥-떡볶이 등 쌀가공 수출품 다양… 세계로 가는 K농업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30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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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A FARM SHOW]
농산물 가공식품 전시장 한가득… ‘버거+한국맛’ 맥도날드도 한자리
쑥 향낭-즐거운 상황 신제품 눈길… “MZ들, 이젠 농업도 돈된다 인식”

2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에이팜쇼’ 농협 부스에서 ‘청년농부 사관학교’ 졸업생들과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이승돈 농촌진흥청장, 김인호 산림청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등이 청년 농부들의 농산물을 들어 보였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농산물 가공식품이 이 정도로 다양하다니…상상 이상이네요.”

2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국내 최대 창농·귀농 박람회 ‘2025 A FARM SHOW(에이팜쇼)’에서 만난 장명호 씨(40)는 쌀 가공식품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의 ‘라이스쇼’ 전시장에는 떡과 막걸리 등 전통적인 쌀 가공품 외에도 냉동 김밥, 떡볶이, 가루쌀, 글루텐이 없는 고추장과 된장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다. 모두 미국 유럽 등 주요 지역으로 수출되는 제품들이다. 관람객들은 알록달록한 김밥 포장지 앞에서 ‘V자’ 손 모양을 만들며 인증 샷을 찍기도 했다.

이날 새벽부터 제주에서 올라왔다는 장 씨는 “요즘은 쌀가루로 만들기 좋은 벼를 골라서 기르는 농가도 많다고 들었다. 쌀 가공식품이 인기가 많기 때문”이라며 “언젠가 농사를 짓고 싶은데, 어떤 농산물을 활용하면 좋을지 계속해서 고민하기 위해 내년에도 에이팜쇼에 참석하고 싶다”고 전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달라진 K농업의 위상과 잠재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K푸드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국내 농산물의 가치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쌀 가공식품 수출은 2023년 2억 달러, 지난해 3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수출 상승률은 38.4%에 달한다. 미국 주요 대형마트에서 냉동 김밥이 불티나게 팔리고, K컬처의 확산으로 떡볶이 같은 한국 음식이 인기를 얻은 덕이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 특산물을 활용하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국맥도날드는 한국 특산물을 활용하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대표적인 ‘미국’ 음식인 햄버거와 ‘한국의 맛’을 더한 사례도 소개됐다. ‘힘내라! K-농업 전시관’의 한국맥도날드 ‘한국의 맛’ 전시장이 대표적이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2021년 ‘창녕 갈릭 버거’를 시작으로, 올해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 등 한국 특산물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맥도날드 부스에서는 관람객이 함께 협력했으면 하는 지역 특산물을 적은 후 감자튀김 모양 키링을 받아 가기도 했다. 한 관람객은 “사과나 복숭아 등 국내 과일을 활용한 디저트가 개발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농협 전시관에는 청년 농부들의 아이디어가 담긴 농산물이 대거 소개됐다. 모두 농협의 ‘청년농부 사관학교’ 졸업생들의 ‘작품’이다. 농협은 매년 만 45세 미만 예비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은 약 4개월간 합숙 형태로 진행된다. 이곳에서 만난 청년 농부들은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농업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다.

산림청은 임산물로 칵테일 ‘모히토’ 만들기 행사를 마련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산림청은 임산물로 칵테일 ‘모히토’ 만들기 행사를 마련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충북 괴산군에서 고추와 쑥을 재배하고 있는 선무영 ‘찐촌’ 대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아이디어가 향후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 대표는 “지금도 ‘쑥을 키운다’고 하면 모두가 이상하게 보신다”며 “쑥만큼 우리나라 기후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없다. 이를 통해 차, 향낭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버섯을 기르는 유한열 ‘즐거운 상황’ 대표는 상황버섯 캐릭터 배지와 귀여운 패키지로 버섯을 선보였다.

전시를 보러 온 대학생 김선빈 씨(22)는 “이제는 농업도 ‘돈이 된다’는 인식이 젊은층 사이에서도 늘어나는 것 같다”며 “농산물 가공품 종류도 늘었고, 수출도 할 수 있어 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미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냉동김밥#떡볶이#쌀가공 수출품#창농#귀농#에이팜쇼#라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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