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자 놀이’ 비판에도, 은행 예대금리차 확대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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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규제로 대출금리 못 낮추고
예금금리는 3년만에 최저 수준
시중銀 예대금리차 1.41∼1.54%P

이재명 대통령의 은행권을 향한 ‘이자 놀이’ 비판에도 은행들의 예대 금리 차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지 못하고 있는데, 오히려 예금 금리는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3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7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 금리 차는 1.41∼1.54%포인트로 집계됐다. 대출-예금 금리 간의 차이를 뜻하는 예대 금리 차는 은행권의 주된 수익원으로 꼽힌다. 예대 금리 차가 커질수록 은행 수익성과 직결되는 ‘순이자마진’(NIM)은 늘어난다.

KB국민은행의 예대 금리 차(1.54%포인트)는 은행연합회에 해당 수치가 공시되기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가장 컸다. 신한(1.50%포인트)과 하나(1.42%포인트)도 역대 최대치와 0.01%포인트 차이만 날 정도로 예대 금리 차가 커졌다.

예대 금리 차가 커진 것은 은행권의 대출 금리 수준은 그대로인데 예금 금리는 떨어졌기 때문이다. 31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만기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5∼2.60%로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 금리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행권이 대출 금리는 인하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6·27 대책, 은행권 대출 총량 규제 등을 발표한 뒤 추가 대책 가능성도 시사했다. 은행들은 이런 정책 기조에 맞게 대출 수요를 잠재우기 위해 높은 대출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예대 금리 차는 6월과 7월 두 달 연속 확대됐다.

예대 금리 차가 커지면서 시중은행 직원들의 생산성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각 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5대 은행 직원들의 1인당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평균 2억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억5900만 원) 대비 26.8% 늘었다.

KB국민은행의 1인당 이익이 1억1400만 원에서 2억2800만 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1인당 이익 증가 폭은 신한(31.6%)과 하나(27.1%), 우리(1.2%)가 그 뒤를 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1인당 생산성이 조금씩 다른 이유는 직원 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금액 등의 차이 때문”이라고 했다.

#은행권#예대 금리 차#순이자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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