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관세 정책의 여파로 지난달 대미 수출이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액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건 2020년 5월(―29.4%)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무역 수출은 87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2.0% 줄었다. 대미 무역 수출액이 80억 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2023년 2월(89억9000만 달러) 이래 30개월 만이다.
특히 자동차·일반기계·차부품 등 미국이 품목 관세를 부과 중인 분야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현지 자동차 시장은 수요나 판매가 견조하지만 이는 기업이 가격 인상 대신 피해를 내부 흡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줄고 추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수출액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전년보다 1.3% 증가한 584억 달러로 역대 8월 기준 최대 실적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1% 증가한 151억 달러로 올 6월 달성한 사상 최대 실적을 2개월 만에 경신했다.
미국발 대미 수출 타격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관세 부과 압박에 따른 불확실성만으로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한국은행은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13%포인트, 내년 성장률을 0.16%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과 투자 결정을 미루고, 가계는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