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1.7% 상승…휴대전화 요금 일시 인하로 ‘착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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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요인 빼면 2.3%…13개월만에 최대 상승폭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로 지난해 동월 대비 1.7% 상승해 작년 11월(1.5%)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석유류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SK텔레콤이 통신요금을 큰 폭으로 할인한 영향이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작년 7월(5.5%)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일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5.09.02. 서울=뉴시스
지난달 휴대전화 요금이 일시적으로 인하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둔화했다.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다만 농축수산물 등 먹거리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며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할 경우 물가가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7% 상승했다. 지난해 11월(1.5%)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1.9%)을 제외하면 올 들어 2%대에 머물렀는데 지난달에는 한 달 전과 비교해 상승률이 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휴대전화료가 1년 전과 비교해 21.0% 하락한 영향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전국민에게 통신비 2만 원이 지원됐던 2020년 10월(―21.6%)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대규모 해킹 사태가 있었던 SK텔레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8월 한 달간 통신 요금 50% 감면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공공서비스 요금도 1년 전보다 3.6% 하락했다.

다만 통계청은 통신요금이 전월과 같았다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 내외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7월(2.6%)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날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9월 물가상승률은 일시적 하락 요인이 사라지면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먹거리 물가가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8% 상승했다. 지난해 7월(5.5%)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수산물(7.5%)과 축산물(7.1%)이 7%대 상승률을 보였다. 수산물 물가 상승은 이상기후로 인해 어획량이 줄어든 탓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연이은 폭염으로 수산물 어획량이 줄어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고등어의 경우 한국에서 선호하는 큰 크기가 아닌 작은 고등어가 잡히고 있다”고 했다.

축산물은 도축 마릿수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국산 쇠고기 물가는 지난달 6.6% 오르며 2022년 1월(7.6%) 이후 가장 큰 오름 폭을 보였다. 돼지고기 역시 9.4% 상승하며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7월부터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수요가 늘어난 부분이 있다”면서도 “공급 측면에서도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도 1년 전과 비교해 4.2%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는 4월부터 5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오징어채는 40% 넘게 올랐고 초콜릿(17.2%), 커피(14.6%)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할인 품목 및 폭이 줄어든 김치(15.5%), 햄 및 베이컨(11.3%) 등도 오름 폭이 컸다.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이달 중 추석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주요 성수품 수급 상황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비축물량 공급, 할인 지원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에 먹거리 물가 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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