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최고 49층, 5893채 규모의 신축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1일 열린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일 밝혔다.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 정비사업을 초기 단계부터 지원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단축하는 서울시 정책이다. 앞서 강남구는 올해 4월 은마아파트 조합이 제출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주민 열람에 부친 바 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현재 최고 14층, 4424채 규모다. 1990년대 후반부터 재건축 논의가 시작됐으나 안전진단 미통과, 조합 내 갈등 등으로 장기간 답보 상태였다. 2015년 주민 제안 당시 50층 재건축을 계획했으나 ‘35층 룰’로 불리는 높이 제한 규제에 막혔다. 이후 2023년 높이 제한이 폐지되면서 올해 1월 자문 신청을 거쳐 8개월 만에 신통기획 절차를 밟아 정비계획이 마련됐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최고 49층, 5839채(공공주택 1090채 포함)로 재건축된다.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반경 250m 이내 역세권 특례가 적용돼 용적률은 기존 300%에서 331%로 상향됐다. 서울시는 완화된 용적률 일부를 활용해 공공임대주택 231채, 공공분양주택 182채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비사업을 통한 공공분양주택 공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를 위한 특별공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비계획에는 생활 인프라도 포함됐다. 대치동 학원가와 학여울역 인근에 주민을 위한 공원이 조성되고, 학원가 공원 지하에는 400대 규모의 공영주차장이 들어선다. 학원생을 위한 개방형 도서관도 설치된다. 또 대치역 일대에는 4만㎥ 규모 저류조가 건설돼 집중호우 시 침수 피해를 예방할 예정이다. 인근 미도아파트와 선경아파트에도 저류조가 설치된다.
단지 중앙에는 폭 20m의 공공보행통로가 신설돼 미도아파트 재건축 공공보행통로와 양재천 입체 보행교와 연결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대치 생활권과 개포 생활권을 잇는 보행축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