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허브로서 홍콩은 7점 정도 될 것 같다. 완벽한 10점은 어디에도 없고, 아마 8점 정도 되는 곳이 있겠지만 홍콩 정도면 최상위권이라고 본다.”
개리 리우 웹3 하버 회장(사진)은 홍콩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 환경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2023년 홍콩에서 설립된 웹3 하버는 분산형 인터넷(웹3),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 발전을 촉진을 위한 협회다. 서클, 체인링크, 애니모카브랜드, 헤데라 등 홍콩뿐만 아니라 글로벌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동아일보는 홍콩에서 스테이블코인 조례가 시행된 직후인 지난달 15일 리우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나온 리우 회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CEO, 딕(Digg) CEO, 스포티파이 글로벌 콘텐츠 전략 책임자, 구글 등을 거친 아시아 가상자산 업계의 주요 인물이다.
리우 회장은 스테이블코인 조례 통과 이후 현지 기업들의 반응이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2년 동안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기다려온 홍콩 기업뿐 아니라 중국 본토를 포함한 많은 해외기업들도 홍콩 생태계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며 “해외 파트너들이 홍콩 규제 체계 관련 정보를 요청하는 사례가 늘었고, 회원사로도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는 중국 본토 기업들의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시행하며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로드맵도 공개하며 정책 환경을 조성 중이다.
기업들은 스테이블 코인에서 글로벌 무역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리우 회장은 “소매 활용도 흥미롭지만, 업계가 더욱 기대하고 있는 건 기관과 국경 간 거래”라며 “탈중앙 기술을 바탕으로 결제를 응용한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금융이 겪는 정산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경을 넘나드는 결제에서 대출 정산이나 무역금융 등 여러 절차를 웹3, 블록체인 등의 기술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우 회장은 이에 대해 ‘원자적 정산(Atomic settlement)’라고 표현했다.
특히 미국 달러와 페그(Peg)되어 있는 홍콩달러의 특성을 고려하면 홍콩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글로벌 무역에서 즉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리우 회장은 “홍콩달러는 어떤 면에서 보면 이미 스테이블한 통화”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리우 회장은 “중앙은행의 발권력과 스테이블코인은 공존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리우 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의 온체인(On-chain·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이뤄지는 거래와 활동)”이라며 “중앙은행이 발권을 계속 통제하는 가운데,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이 마찰 없이 국경을 넘어 움직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우 회장은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앞선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여러 규제 때문에 거래소나 거래 생태계 등이 세계 시장과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며 “일본도 규제에 있어 보수적인데, 각국이 가능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궁극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간 교환이 가능해지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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