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대 사모펀드, ‘K뷰티’ 또 품었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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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 국내업체 삼화 7330억에 인수
샤넬 등 300여곳에 화장품 용기 납품
수익성 높은 펌프시장서 기술력 우위
블랙스톤 준오헤어 인수 이어 두번째

세계에서 약 950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50년 전통의 한국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삼화’를 약 7300억 원에 인수한다. 블랙스톤이 미용실 프랜차이즈 ‘준오헤어’의 인수를 발표한 데 이어 KKR까지 삼화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3대 사모펀드 중 2곳이 ‘K뷰티’ 기업을 품게 됐다. 내로라하는 ‘큰손’들이 K뷰티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KR은 국내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삼화’의 경영권을 7330억 원에 인수한다고 4일 밝혔다. 1977년 설립된 삼화는 화장품 플라스틱 병, 화장품을 분사하고 용액을 추출하는 펌프 등을 생산한다. 수익성이 높은 펌프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결 기준 지난해 삼화의 매출액은 1868억 원, 영업이익은 314억 원이었다. 매출의 약 60%가 로레알, 에스티로더, 샤넬,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등 해외 기업에서 나오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삼화는 화장품 용기 분야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10위권에 해당하는 경쟁력을 갖췄다”며 “KKR뿐 아니라 블랙스톤, 칼라일이 모두 삼화 인수를 희망할 정도로 거래 분위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KKR은 삼화가 K뷰티 생태계의 중심에 있다고 판단하고 인수를 결정했다. 차별화된 화장품 용기가 여러 브랜드에 안정적으로 납품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산업이 해외에서 가파르게 성장 중인 점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3일 발표한 올 상반기(1∼6월) 화장품 수출액은 55억 달러(약 7조66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글로벌 3대 사모펀드(블랙스톤·KKR·칼라일) 중 2곳이 K뷰티 기업을 인수하게 됐다. 2일 블랙스톤은 미용실 프랜차이즈 준오헤어를 약 8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3년 전 베인캐피털이 인수한 클래시스의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K뷰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기업을 넘어 사모펀드까지 가세하면서 K뷰티의 영향력은 세계로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로레알그룹은 지난해 12월 국내 화장품 ‘닥터지(Dr.G)’ 운영사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약 2550억 원에 인수했다. 2018년 국내 색조 브랜드 ‘3CE’를 약 6000억 원에 사들인 데 이어 K뷰티 기업을 추가로 인수한 것이다. 알렉시 페라키스발라 로레알그룹 컨슈머 코스메틱 사업부 글로벌 대표는 당시 “닥터지는 로레알의 기존 스킨케어 포트폴리오를 완벽히 보완할 수 있는 조합”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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