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제약·바이오 시장 성장 잠재력이 부각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진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 매진해온 셀트리온도 아시아 지역 공략을 꾀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베트남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이 포함된 아세안 파머징(신흥 제약 시장, Pharmerging, Pharmacy+emerging 합성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세안 제약 시장 年 6% 성장 전망… 파머징 대표 베트남 영향력↑
해당 아세안 제약 시장은 지난 2023년 기준 약 40조4000억 원(29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6%씩 성장이 전망된다. 이 가운데 베트남은 10조 원 규모 제약 시장을 형성하면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7% 이상 성장했다. 성장세에 힘입어 아세안 대표 파머징 국가로 부상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를 앞세워 베트남 시장 선점에 나섰다. 현지 법인을 통해 주력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트라스투주맙)’를 각각 올해 6월과 8월 출시했다. 출시와 동시에 현지 최대 규모 군 병원, 중남부 지역 의료기관 등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피하주사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등의 현지 품목허가 및 출시를 추진한다.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일본과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8개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주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중 아세안 지역 제약·바이오 허브로 알려진 싱가포르 시장을 주목할 만하다. 제품 전반에 대한 두드러진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싱가포르 내 램시마 제품군(Ⅳ·SC) 시장 점유율은 무려 97%에 달했다. 트룩시마가 70%, 허쥬마는 37%를 기록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모두 압도적인 입지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지역 내 글로벌 핵심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 내 성과도 눈길을 끈다. 일본 정부 차원 바이오시밀러 지원 정책을 기반으로 셀트리온 현지 법인과 현지 파트너사가 각각 영업하는 맞춤 판매 전략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아이큐비아와 현지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허쥬마가 일본 시장 점유율 75%(올해 4월 기준)를 기록했다. 4년 연속 처방 1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2023년 출시된 전이성 직결장암 및 유방암 치료제 베그젤마(베바시주맙)도 29%의 점유율로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특히 베그젤마는 일본에서 판매 중인 6개 베바시주맙 제품 가운데 가장 늦게 출시된 후발주자이지만 마케팅 역량과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처방 1위 제품과 격차를 약 2% 수준으로 좁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등 의료 선진국뿐 아니라 파머징 시장 대표 격인 아시아 지역에서도 셀트리온 제품 처방 확대가 이어지고 있고 후속 제품을 투입해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다”며 “현지 맞춤 판매 전략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기반으로 고품질 바이오의약품 혜택을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아시아 지역 내 K-바이오 위상을 강화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영업 활동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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