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대출만”…올해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뒷걸음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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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대기업대출 9조 증가, 자영업자대출은 4000억원↓

심각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가계와 개인사업자, 기업대출의 부실 위험 지표가 11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2025.06.16 뉴시스
심각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가계와 개인사업자, 기업대출의 부실 위험 지표가 11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2025.06.16 뉴시스
올들어 국내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이 9조원 가량 늘어나는 동안 개인사업자대출은 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강화 차원에서 부실 위험이 높은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소호)대출 잔액은 325조1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25조6218억원) 대비 4461억원(0.13%) 줄어든 것이다.

반면 대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158조3935억원에서 167조9179억원으로 9조5244억원(6.01%)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7조1794억원 늘었으나, 대기업대출 증가분에는 못미쳤다. 은행들이 위험가중치가 높은 개인사업자대출이나 중소기업대출 대신 신용도와 담보력이 높은 대기업대출을 크게 늘린 것이다.

국내 경기 부진세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은행들이 대기업 위주로 대출을 내주는 현상이 한층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분석한 ‘최근 기업대출 상황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은행들의 기업대출이 둔화한 가운데 중소기업대출이 대기업대출보다 더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7월중 은행 대기업대출은 14조6000억원 늘어 지난 2021~2024년 평균 증가액(17조3000억원)의 85% 수준을 유지했지만, 중소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16조7000억원으로 예년 수준(41조2000억원)의 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은 1조8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과거 평균 증가규모(12조3000억원)의 14%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 강화 조치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확대 기조에 발맞춰 은행들도 하반기 들어서는 기업대출을 다시 확대하는 모습이다.

실제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3월을 제외하고 올들어 내리 감소했으나, 7월 6644억원, 8월 4227억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2조1874억원 급감했던 중소기업대출 잔액도 7월 9348억원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 2조8536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주요 시중 은행들이 연체율 상승, 자본비율 관리 필요성 등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축소했다”며 “최근 은행들의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서 하반기 중소기업대출 여력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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