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사라지고 금감위 부활…산하 공공기관 운명은?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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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재부·행안부간 협의 시작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9.02 뉴시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9.02 뉴시스
금융감독체계가 17년여 만의 대변화를 앞둔 가운데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들의 운명도 엇갈릴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7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이재명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국내 금융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된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위원회로 이름을 바꿔 금융감독과 소비자보호에 집중하게 된다.

당정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해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되 내년 예산안 처리 일정 등을 감안해 경제부처 개편안은 내년 1월 2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핵심 부서인 금융정책국 등 금융위 조직과 인력 일부가 재경부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위 산하 8개 금융 공공기관 역시 조정이 불가피하다.

기획재정부 2025년 공공기관 지정 현황에 따르면 금융위 소관 기관은 준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기타공공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7개다.

이들 기관은 대부분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정부조직 개편으로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위원회로 편입됐다. 서민금융진흥원만 2016년 설립 당시부터 금융위 직속으로 출범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출범한 금융감독위원회는 산하에 공공기관을 거느리지 않았다. 감독 정책을 총괄하는 위원회로, 집행기구인 금융감독원만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는 2008년 2월 금융감독위원회와 재경부 금융정책부분을 통합한 ‘금융위원회’를 신설하고 금융위에 금융정책과 감독권한을 몰아줬다.

금감위 소속 81명, 재경부 금융정책국 72명, 금융정보분석(FIU) 60명 등 모두 200여 명이 금융위 지붕 아래 모였고, 산은·기은·주금공·신보·기보·예보 등 재경부 산하 금융공기업들을 산하에 두게 됐다.

하지만 17년여 만에 다시 금융위가 쪼개지고, 금감위 체제로 되돌려지며 산하 8개 공공기관은 기능과 성격에 따라 재경부로 넘어가거나 금감위에 존치될 전망이다.

재편은 금융위·기재부·행정안전부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정책금융 기능이 강한 기관들은 재경부로 이관되고, 나머지 기관들은 금감위에 남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정이 지난 7일 금융위 금융정책 기능을 재경부로 이관하는 이유에 대해 “국내금융과 국제금융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금융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힌 만큼 이같은 기준으로 조직·공공기관이 이전될 가능성이 높았다.

금융감독원과 금감원에서 분리 신설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의 경우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금감위 산하에 편재된다.

산하 기관들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강석훈 전 회장이 퇴임한 후 직무대행 체제인 산은 등 일부 기관들은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선임으로 기관장 인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조직개편으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서금원의 경우 지난 1월 이재연 원장(신용회복위원장 겸직)의 임기가 만료됐고, 신보는 지난달 28일 최원목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이 원장과 최 이사장이 직을 유지하고 있다.

예보는 오는 11월 10일 유재훈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며, 기은 역시 내년 1월 김성태 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위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 모두 기관장 선임을 위해서는 금융위원장의 승인이나 임명 제청이 필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간 공백을 피하기 위해 내년 1월 개편 전 금융위원장이 기관장 임명 제청을 할 수도 있겠지만 기재부 입장에선 편입이 마무리된 후 기관장을 선임하고 싶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재부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기관장으로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내 금융 정책 기능, 산하 공공기관 이전 문제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기재부 등과 협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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