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국평 이젠 59㎡?… 청약경쟁률 4년째 84㎡ 앞질러

  • 동아일보

코멘트

분양가 급등하자 소형 선호 뚜렷
경쟁률 격차도 갈수록 벌어져
1, 2인 가구 늘었는데 공급은 부족
대출 규제로 소형 인기 계속될듯

최근 4년간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전용면적 59㎡(24평형)의 경쟁률이 전용 84㎡(34평형)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 2인 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서울 84㎡의 평균 분양가가 15억 원을 넘는 등 분양가가 급등하자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59㎡로 수요가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

9일 분양 평가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지난달 25일 모집공고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에서 59㎡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9.2 대 1로 집계됐다. 84㎡ 경쟁률은 5.5 대 1이었다. 59㎡와 84㎡의 경쟁률 격차는 3.5배였다.

수도권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59㎡의 평균 경쟁률은 28.3 대 1이었지만 84㎡는 4.8 대 1로 격차는 5.8배였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경쟁률 차이가 뚜렷했다. 6월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에서는 59㎡ 경쟁률이 582.7 대 1로 84㎡(123.4 대 1) 대비 4.3배 수준이었다. 1월 분양한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는 59㎡(282.4 대 1)가 84㎡(116.4 대 1)보다 경쟁률이 2.4배 높았다.

59㎡의 경쟁률 강세는 2022년부터 4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2022년과 2023년의 두 평형 간 경쟁률 격차는 1.5배였다. 2024년 2.6배, 2025년 3.5배까지 커졌다. 2020년 84㎡ 경쟁률이 31.1 대 1로 59㎡ 경쟁률(12.7 대 1)보다 2.4배 높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변화는 84㎡ 분양가가 급등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7월 말 기준 서울 3.3㎡당 분양가격(공급면적 기준)은 4535만9000원이다. 59㎡는 약 11억 원이지만 84㎡는 이보다 4억5000만 원 높은 15억5000만 원이다. 래미안 원페를라의 경우 최고가 기준 59㎡가 17억9650만 원, 84㎡가 24억5070만 원으로 차이가 6억5420만 원에 이른다.

저출산 추세와 1인 가구 분화가 겹치면서 59㎡의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더 크게 줄어든 점도 경쟁률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59㎡ 공급 물량은 2020년 1∼7월 8934채였지만 올해 1∼7월에는 3319채로 62.8% 줄었다. 반면 84㎡는 같은 기간 1만5930채에서 1만2628채로 20.7% 감소했다.

같은 59㎡라도 과거보다 다양한 평면으로 넓게 공간을 쓸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최근 59㎡는 옛 84㎡처럼 방 3개, 화장실 2개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드레스룸, 알파룸(다용도 공간), 팬트리(수납 공간) 등을 넣기도 한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27 대출 규제로 잔금 대출 상한선이 6억 원으로 막힌 데다,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치르는 것도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공급 부족과 자금 부담, 상품성 강화가 맞물리면서 소형 평형은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 아파트#분양 경쟁률#평면 다양화#대출 규제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