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엑스에너지 벤저민 레인키 부사장
“기자재 공급-설계 등 韓역량 필요
韓 통해 동남아-중동 시장 확장 가능”
10일 서울 중구 공간 채비에서 만난 벤저민 레인키 엑스에너지 부사장이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한미 기업 간 협력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엑스에너지는 아마존 등으로부터 7억 달러(약 9703억 원)를 투자받아 2039년까지 소형모듈원전(SMR) 60기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국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10일 서울 중구 공간채비에서 만난 미국의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의 벤저민 레인키 글로벌 비즈니스 부문 수석 부사장(37)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수력원자력, 아마존, 두산에너빌리티와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언급하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DL이앤씨와의 업무 협의 등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SMR 산업에서 한수원 등과 체결한 MOU 등이 한미 협력관계를 증폭시킬 것으로 전망한다”며 “핵심 기자재 공급, 설계 등에 있어 한국 기업이 가진 역량이 사업 확장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내 공급망만으로는 SMR 60기 건설이 쉽지 않다. 주요 파트너사인 DL이앤씨와 같이 팀코리아와 SMR 설계, 시공 등에서 협력 범위가 더욱 넓어질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기업이 동남아시아 등에 쌓아둔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동남아시아에는 중공업 산업 발달에 따른 전력 수요가 굉장히 많고, 싱가포르는 인구 밀도가 높아 SMR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현재 시장이 북미와 유럽 등으로 한정돼 있지만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중동까지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양한 기술이 집약되는 SMR 특성상 국가 간 협력도 필수적이다. 레인키 부사장은 한미 정부에 대해 “SMR 지원에 있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원전 산업이 더 확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버락 오바마 정부부터 SMR 개발을 시작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을 때) 차세대 원자로 실증사업(ARDP)을 도입했다. 조 바이든 때는 사업비를 집행했고, 현재 지원을 더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SMR 상용화와 확산에는 안정성 확보가 선결 조건으로 꼽힌다. 레인키 부사장은 이에 대해 “안정성의 핵심은 연료의 품질인데, 엑스에너지는 SMR 개발사 중 유일하게 자체 개발한 연료(트리소-X)로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며 “연료의 녹는점이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킬 때 발생하는 온도보다 높아 물리적으로 위험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SMR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재정 지원 구조가 필요하다고 봤다. 레인키 부사장은 “SMR을 더 많이 짓게 되면 상당히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민간 분야뿐만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수출입은행 등 정부 차원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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