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렸지만 성장률 제고 효과는 미미한 반면 집값 상승은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관세정책 탓에 내년 한국 성장률은 0.6%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한은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한 결과 성장률 제고 효과가 과거 평균을 밑돌았다. 한은은 해당 기간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2.5%로 낮췄다.
금리 인하는 집값과 가계대출에는 뚜렷한 영향을 남겼다. 올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의 26%는 금리 인하 영향으로 판단됐다. 이번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맡은 이수형 금융통화위원은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하는 데 있어 성장 흐름과 함께 주택시장·가계부채의 안정 여부가 중요한 고려 요인”이라며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은은 올 하반기부터 성장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6월 대내외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고, 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1%포인트 인하가 향후 1년간 성장률에 미치는 폭은 0.27%포인트로 추정됐다.
한편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이 한국의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관세 인상이 한국 성장률을 올해 0.45%포인트, 내년 0.6%포인트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관세 영향은 크게 무역과 금융 등을 통해 한국 경제에 전달된다. 무역 측면에서 관세 인상으로 수출 비용이 오르고, 미국 내 물가 상승으로 총수요가 줄어들면 대미 수출이 축소된다. 품목 중에서는 대미 수출 비중이 크고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금속과 자동차, 기계 분야 등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됐다.
미국 관세는 금융을 통해서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관세 부과로 물가가 상승해 미국의 통화정책이 더 긴축적으로 운영되면 국내외 금융 여건이 개선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실물 경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앞으로는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