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쉬었음’ 청년, AI교육땐 생활비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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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동아폴리시랩’서 정책 소통
권대영 “연말 국민펀드 1호사업 등장”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5 동아 폴리시랩’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민관 소통의 장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이 소개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5 동아 폴리시랩’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민관 소통의 장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이 소개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쉬었음’ 청년들이 AI(인공지능) 교육을 받으면 필요한 경우 생활비까지 지원하겠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제1회 동아폴리시랩’ 기조 강연에서 0%대로 추락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반등시키기 위해 AI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초중고 AI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청년과 군인 등 전 국민이 맞춤형 AI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AI 인재 양성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정책 소통 플랫폼’ 동아폴리시랩 첫 회는 구 부총리가 ‘탈출, 제로(0) 성장’을,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소상공인 금융애로 해소 방안’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경제단체, 기업 임원 등 120여명이 참석해 질문을 하는 등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5 동아 폴리시랩’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민관 소통의 장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이 소개됐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5 동아 폴리시랩’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민관 소통의 장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이 소개됐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첨단 산업 지원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에 대해서는 “정부도 기업처럼 된다 싶은 아이템에 타기팅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도 산업계와 금융권 소통을 통해 “연말에 1호 지원사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채무조정을 위해 이달 출범하는 배드뱅크와 관련해선 “금융이 사회적 인프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되면 규제 343개… “보호할 시장만 네거티브 규제”


[2025 동아 폴리시랩]
구윤철 “韓 제조 역량에 AI 접목해야… 성장기업엔 규제 아닌 플러스 제공
시장 성과 내는 공기업엔 최고등급”
노란봉투법 우려엔 “판례 기반 지침”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1회 동아 폴리시랩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미국, 일본과 달리 한국만이 보유한 제조 역량을 인공지능(AI)과 접목하면 세계 1등 경제가 될 수 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0%대로 떨어진 한국 경제성장률을 반등시키기 위해 AI 혁신이 필수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제조업 역량에 AI를 결합해 고부가가치화하는 것만이 한국의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해법이라는 판단 아래 사실상 “AI에 올인(다걸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 韓 제조 역량에 AI 더해 초격차 확보

1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1회 동아 폴리시랩’ 연사로 나선 구 부총리는 “2023, 2024년 경제는 성장했는데 세수는 줄었다. 경제가 성장해도 이익이 안 날 만큼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라며 “위기도 아닌 평상시에 이 정도면 (한국 경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기술 수준도 이미 중국이 우리를 추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뭘 해야 하나 고민한 결과가 내년 총지출 증가율을 8%로 확대해 AI와 초혁신경제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한국의 AI 민간 투자 규모는 13억3000만 달러로 미국(1090억 달러), 중국(92억9000만 달러) 등에 크게 뒤지지만 한국의 강점인 제조 역량에 AI를 더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게 구 부총리의 판단이다. 그는 “미국은 제조 데이터가 없고 일본은 최신 제조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우리의 제조업 기술을 AI에 접목한다면 앞서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용접 기술에 AI를 더해 용접 로봇을 만들거나 자동차와 선박에 AI를 더하는 식”이라고 부연했다.

구 부총리는 AI 혁신에 기업이 앞장서면 정부가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또 성장동력 회복을 위해서는 규제를 개혁해 벤처와 창업기업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처에서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가 많아지는 구조를 과감히 개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성장하는 기업은 (규제가 아닌) 플러스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대신 (시장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몇 개만 규제하도록 바꾸려고 한다. 이는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재계 경제단체가 모인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대기업이 되면 규제 343개를 새로 받는다”면서 “(중견기업은) 성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규제 개선을 건의한 바 있다.

● “노란봉투법, 판례 기반으로 명확하게 할 것”

이날 폴리시랩에선 민간 참석자들이 전달한 질문에 구 부총리가 직접 답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내년 3월 시행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 3조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구 부총리는 “남은 기간 (법에서 사용자 범위로 규정한) ‘실질적인 지배’가 무엇인지에 대해 대법원 판례와 노동위원회 판정 사례를 바탕으로 명확한 지침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경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사용자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석유화학 산업 재편에 대한 질문에는 “(국내) 석유화학의 문제는 경쟁력 없이 저가 제품을 만드는데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다. 생산할수록 적자”라며 “범용 제품 생산을 줄이고 공정에 AI를 적용해 고부가가치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 성장을 돕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의 체질을 바꾸겠다고도 했다. 그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걸 도와주고, 기업이 돈을 벌게 해주는 게 공무원의 역할”이라며 “기업이 혁신 제품을 개발하면 이를 정부나 공공기업이 살 때 공공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시제품 구매에도 앞장서 초기 수요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또 “시장형 공기업이 성과를 내면 과감하게 S등급을 주는 식으로 평가제도도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성장률#AI 혁신#고부가가치화#국민성장펀드#노란봉투법#벤처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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