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현금 운송업체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5만 원권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은퇴를 앞둔 4050세대가 노후 준비를 위해 개인투자용 국채를 많이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용 국채 투자자 5명 중 1명 이상이 은퇴가 임박하지 않은 40대였다. 40대들도 일찍이 국채 투자로 노후 준비를 서두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미래에셋증권의 통계와 고객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개인투자용 국채에 투자한 전체 고객 중 50대 비중이 39.3%로 가장 높았다. 40대는 21.7%로 두 번째로 높았다. 40·50세대가 전체 투자자의 61%를 차지했다. 60대(19.1%), 30대(7.5%), 20대(3.8%)가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6월부터 개인투자용 국채를 단독 판매하고 있다. 해당 설문조사는 7월 24~30일 개인투자용 국채를 산 115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투자자 상당수가 노후 대비 목적으로 개인투자용 국채를 선택했다. 가입 목적을 묻는 설문에 ‘노후 대비’라고 답한 투자자는 전체 응답자의 63%로 주류를 이뤘다. 분산투자나 안전자산 확보를 위해 투자했다고 답한 비율은 26%였다. 국채는 국가에서 보장하는 만큼 원리금 상환이 확실하고, 세후 투자수익이 구체적으로 예측된다.
개인투자용 국채의 투자 매력으로 분리과세(42%)가 1위로 꼽혔다. 고소득자에게 분리과세는 무시할 수 없는 투자 유인이다.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하면 표면금리와 가산금리에 연 복리를 적용한 이자가 만기일에 일괄 지급된다. 이 때 개인당 매입한도 2억 원 이하의 국채 이자소득에 대해 분리과세(14%)가 적용된다.
개인투자용 국채의 또 다른 매력으로 안전형 상품(31%)이라는 점과 경쟁력 있는 금리(27%)라는 답변도 많았다.
이 같은 매력에 투자자 10명 중 6명은 두 번 이상 청약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당 평균 3.76번 재청약했고, 10번 이상 재청약한 투자자도 11%나 됐다.
개인투자용 국채에 투자할 때 유념해야 할 점들도 있다. 일반 채권처럼 만기 중간에라도 채권 가격이 오르면 이를 팔아 매매차익을 얻을 수 없다. 중도 환매는 가능하지만, 가산금리는 받지 못하고 표면금리만 받을 수 있다. 중도 환매를 하면 분리과세 혜택도 없다. 그렇다 보니 중도 환매 비율이 낮은 편이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지난해 6월부터 발행되기 시작돼 올해 7월부터 중도 환매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발행금액 대비 중도환매 신청 비중은 7월 1.5%, 지난달은 1%에 불과했다.
국내 개인투자용 국채는 상속, 유증, 강제집행 등 예외적일 때를 제외하면 소유권을 이전할 수 없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그간 큰 관심을 두지 않던 채권을 통해 이자 소득 확보를 한다는 것은 개인 자산 형상과 노후 소득 확보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시장 금리가 오르면 보유한 채권 매도가 어려워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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