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올드&] ‘편안한 여행’ 추구 중장년층 공략
고급 식사 제공에 일정 주문 설계도
신세계-롯데, 럭셔리 여행 상품 경쟁
항공업계 ‘프리미엄 이코노미’ 강화
여행업계가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를 겨냥한 ‘프리미엄 여행’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구매력이 있으면서도 편안한 여행을 추구하는 중장년층의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가 내놓은 하이엔드 맞춤여행 브랜드 ‘제우스 월드’가 대표적이다. 제우스 월드 여행상품은 예약 고객의 일행만 동행하는 단독 일정에 고객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여행 일정을 설계하는 ‘주문제작(오더메이드)’으로 진행된다. 지역별로 엄선된 고급 식사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요청 시 희망 레스토랑 예약과 픽업 서비스도 지원한다. 가격대는 상품별로 상이하지만 3000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
하나투어의 하이엔드 맞춤여행 브랜드인 ‘제우스 월드’의 아프리카 여행 상품에서 즐길 수 있는 사파리 투어 ‘게임 드라이브’ 모습. 여행업계는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여행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하나투어 제공‘마우이·하와이아일랜드·카우아이·오아후 12일’ 상품은 하와이 제도 최대 섬인 빅아일랜드에서 지구상 가장 활발한 화산 중 하나인 ‘킬라우에아’ 전경을 헬기 투어로 감상할 수 있다. 오아후 섬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라이브 밴드 연주를 들으며 매혹적인 선상 풍경과 기품 있는 만찬을 즐길 수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제우스 월드는 소수 하이엔드 수요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예약 고객의 70% 이상이 50대 이상”이라고 했다.
하와이주의 중심지인 오아후섬에서 제공하는 3스타 랍스터 요리.한진관광이 선보이고 있는 ‘THE 비즈팩’은 ‘비즈니스를 타고 떠나는 완벽한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기본으로 한다. THE 비즈팩은 유럽·아프리카, 미주·중남미·대양주, 중국·동남아·일본 등의 여행 지역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에티하드 등 예약을 희망하는 항공사까지 선택할 수 있다. 한진관광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한진관광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칼팍(KALPAK), THE 비즈팩 등 럭셔리 상품의 수요층은 주로 5060세대 중장년층”이라며 “최근에는 비즈니스 탑승 가능 여객기를 외항사까지 포함시켜 선택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여행업계가 프리미엄 관광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것은 안정적인 구매력을 바탕으로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중장년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발표한 ‘서울시 중장년 소비 및 정보활용 트렌드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해 50∼54세의 소비 금액은 51.0%, 55∼59세는 57.5%, 60∼64세는 6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비 건수 증가율은 50∼54세 49.2%, 55∼59세 62.3%, 60∼64세 65.4% 증가했다. 반면 40대는 대부분 업종에서 소비 금액 증가율이 둔화하거나 감소했다. 강명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는 “중장년이 소비 시장의 주체로 떠오른 것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구매력 있는 영올드를 잡기 위해 백화점 업계도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여행 플랫폼인 ‘비아 신세계’를 론칭하고 여행 전후를 아우르는 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론칭 한 달 기준 전체 예약객 중 영올드의 비중은 절반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고객 편의를 위해 비아 신세계 오프라인 매장도 주요 백화점 점포를 중심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5월 에비뉴엘 최상위 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울릉도의 럭셔리 리조트 ‘빌라 쏘메’ 패키지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백화점도 11월 모두투어와 손잡고 프리미엄 여행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항공업계도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강화하며 중장년층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이코노미석(일반석)과 비즈니스석 사이 등급으로, 가격은 일반석의 1.5배 수준이다. 비즈니스석이 보통 일반석의 2∼4배, 일등석이 3∼6배 수준인 것에 비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좌석 간격이 상대적으로 넓고 전용 체크인 카운터와 우선 탑승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중장년층에서도 호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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