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기대-美中협상 진전, 글로벌 증시 랠리 불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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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대만 나란히 최고치 경신
연준, 9개월만에 금리 인하 확실시
테슬라, 머스크 매수 소식에 급등… 구글 모회사는 시총 3조달러 넘겨
국제 금-은 가격도 동반 상승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모습. 뉴욕=AP 뉴시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모습. 뉴욕=AP 뉴시스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되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줄줄이 뛰었다. 코스피는 역대 2번째로 긴 11거래일간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시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6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열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임박하자 주요국 증시가 질주하는 모양새다. 미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9개월 만에 내리며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코스피, 역대 2번째 긴 ‘11거래일’ 연속 상승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4% 오른 3,449.6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2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와 함께 상승한 코스닥은 이날 0.1%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가 11거래일 상승한 시기는 ‘닷컴 버블’ 때였던 1999년 5∼6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등기였던 2009년 7월이다. 13거래일 상승한 때는 1984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였던 2019년 3∼4월, 같은 해 9월뿐이다.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한국 주식 매수에 나선 외국인은 이날도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1조7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3.79%, 5.14% 올랐다. 각각 주당 8만 원, 35만 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앞서 뉴욕 증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1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47%), 나스닥종합지수(0.94%)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나스닥은 6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 테슬라, 1월 이후 처음으로 주당 400달러 회복

뉴욕 증시가 상승한 것은 미 연준이 16, 17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향후 기준금리 움직임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4.25∼4.5%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95.9%, 0.50%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4.1%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투 레이트(Too Late·의사결정이 항상 늦는 사람)’는 당장,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을 향해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주문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빅컷’(0.5%포인트를 한 번에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된 4차 고위급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매우 잘됐다”고 평가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요 기업들의 호재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매각 협상도 타결됐음을 시사했는데,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이 인수 후보로 떠오르며 3% 상승 마감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12일 자사 주식을 10억 달러어치(약 1조3800억 원) 매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올 1월 이후 처음으로 주당 400달러를 회복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제미나이의 선전 소식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시가총액은 3조 달러를 넘겼다. 시총 3조 달러를 넘긴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에 이어 알파벳이 네 번째다.

● 일본, 대만도 최고가 경신

뉴욕증시 상승세는 아시아 증시로도 이어졌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 상승하며 3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반도체 호황 전망에 1.07% 상승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주가가 2%가량 상승하는 등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였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제 금·은 가격이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고, 비트코인도 11만5000달러 선에서 횡보하는 등 글로벌 자산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런던귀금속거래소(LMBA)에 따르면 금 현물은 온스당 3658달러, 은 현물은 온스당 42달러로 사상 최고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상승했으나, 뉴욕 제조업 지수가 부진하는 등 경기 우려가 공존하고 있고, 경기 민감 업종 기업의 주가는 혼조세를 보인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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