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골드바와 실버바가 놓여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쌍되면서 4개월여 만에 금 선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선물 가격도 크게 오르며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09.02 뉴시스
금(金)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은(銀)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면서 역사상 가장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금 투자의 대안으로 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17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황선경 연구위원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은 가격은 지난 7월 말 기준 온스당 39.3달러로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월 대비 가격 상승률은 약 33%로 금(29%), 비트코인(22%)의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현재 은 가격은 금 가격의 약 90분의 1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 수준(60~70분의 1)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연구위원은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금과 유사한 투자 특성을 지닌 은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며 “금 대비 저평가 상태라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부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그룹은 은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내년 중반까지 온스당 44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도 1년 내 온스당 43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 속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된 가운데, 은의 산업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을 밀어올린 것으로 풀이됐다. 투자와 보석 수요가 대부분인 금과 달리 은의 약 60%는 산업용으로 쓰이고 있다. 그 중 70%는 전자·전기 분야에서 창출되고 있다. 반면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값에 이어 은 가격이 들썩이자 투자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4대 은행에서는 이달에만 지난 11일 기준 7억원 어치가 넘는 실버바가 판매됐다.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은 통장을 판매하는 신한은행의 실버뱅킹 잔액도 지난 11일 기준 810억원으로 사상 첫 800억원을 돌파했다.
다만 은은 금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높은 만큼 투자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황 연구위원은 “은은 상승이나 하락 추세에서 금보다 1.5~2배 더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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