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의 대대적인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연구자 실직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그래도 과학기술 인재의 해외 이탈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 예산마저 삭감되며 연구자들이 기존의 일터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생명과학 연구직과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모두 2만8092명으로, 전년 대비 30.6% 증가했다. 자연·생명과학 연구직의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6331명으로 25.6% 늘었다. 정보통신 연구개발직·공학기술직은 2만1761명으로 32.2% 상승했다.
올해 R&D 예산이 회복됐지만 그 여파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7월 자연·생명과학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3955명으로, 올해 말까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실직자 수(6780여명)를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 청년 연구자들의 피해가 컸다. 지난해 자연·생명과학과 정보통신 분야 구직급여 신청자 중 30대 이하가 각각 전체의 73%, 70%에 달했다.
현 정부가 내년도 R&D 예산을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으로 증액하면서 연구자 실직 문제는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타격이 컸던 기초연구 부문도 올해 대비 17.2% 늘어난 2조 7400억 원으로 예산이 책정됐다.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난 정권에서의 R&D 삭감 결정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한국장학재단과 함께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장학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 사업은 경력 초기 단계의 석사학위 과정생을 중점 지원해 과학기술 우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공계 석사우수장학금은 전국 이공계 대학원을 대상으로 1000명 가량의 장학생을 선발, 학기 당 250만 원, 연간 500만 원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이공계 박사우수장학금도 신규 도입해 청년 과학기술인의 전주기 성장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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