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낮춘 ‘車구매 허들’… 月22만원에 넥쏘 사고 저금리 할부도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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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차값 절반 납부 3년 유예
나머지 원리금-이자만 지불… 부담 ↓
장기 렌트-할부금융 혜택 등도 증가
“車금융업계, 고객 맞춤형 경쟁 치열”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으로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자동차·금융 업계가 파격적인 금융 상품을 내놓으며 자동차 구매 ‘허들’을 낮추고 있다. 어려워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후불형 서비스’를 내놓는 등 소비자들의 초기 부담을 덜어 주는 상품을 집중 개발하는 모습이다.

● 현대차, 월 22만 원으로 수소차 이용 상품 내놓아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최근 신차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캐피탈이 8월 선보인 ‘넥쏘 이지 스타트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차량의 최종 구매 결정을 3년 뒤에 내리도록 해, 최대 50%의 할부금 납부를 3년간 유예하는 구조다. 고객은 유예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원리금과 유예금 이자만 내면 되기 때문에 월 납입금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 넥쏘 이지 스타트 유예형 할부로 시작가 7644만 원인 넥쏘를 구매할 경우, 차량 가격의 최대 50%인 3822만 원은 3년간 납부를 미룰 수 있다. 50% 금액에 대한 원리금과 이자는 매달 내야 하지만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합치면 3250만 원에 이른다. 결국 나머지 572만 원과 유예금에 대한 연 4∼7%의 금리가 적용되더라도 월 부담이 약 22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소비자는 3년 후 유예금을 일시 상환해 해당 차량을 최종 구매하거나, 다른 현대차의 전기차·수소차 재구매를 선택하고 차량을 반납할 수 있다.

7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로 선보인 신형 넥쏘는 최대 720㎞의 주행거리와 향상된 성능을 갖췄지만, 7644만 원부터 시작하는 높은 가격 때문에 소비자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내놓았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이 수소전기차 넥쏘를 살 때 부담을 느끼는 요인들을 실질적으로 해소해 주고자 다양한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금리 상품 내놓는 카드사, 렌터카 시장도 성장세

자동차 할부금융도 확대되고 있다. KB카드는 9월 ‘신차 카드 슬림 할부’ 상품에서 최대 60개월, 연 3.0∼3.7%의 저금리를 제시했다. 롯데오토리스도 5월 상용차 고객을 대상으로 ‘잔가 보장형 할부 대출’을 출시해 차량 잔존가치를 미리 반영해 월 납부금을 낮추는 상품을 내놓았다.

최근 소비자들은 신차 구매 대신 렌터카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에 발맞춰 롯데렌터카가 2월 선보인 ‘마이카 인수형’은 월 부담을 낮춘 장기 렌터카 서비스로, 기존 상품 대비 월 대여료를 최대 25% 절감했다. 4년간의 대여가 끝난 후 차량 인수를 약속하는 대신 초기 월 대여료를 낮춘 대표적인 ‘초기 부담 절감형’ 서비스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2월 말 상품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신규 계약된 차량 4대 중 1대는 마이카 인수형”이라며 “이용 기간 동안 저렴한 월 대여료로 차량을 이용하다가 인수 시점에 잔여 금액을 지불해 내 차로 소유하려는 고객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규모는 2020년 92만5899대에서 지난해 109만8760대로 18.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기일수록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금융상품이 주목받는다”며 “자동차 금융시장에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금융#후불형 서비스#할부금 유예#장기 렌터카#수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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