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 올 수익률 최대 34%…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는 81%
하락 베팅 인버스 상품은 -27%
퇴직연금 계좌서 ETF 투자 가능… 경쟁 치열해 ‘보수율 인하’ 전쟁
골드뱅킹 잔액 1년새 85% 급증
게티이미지코리아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의 경제 불확실성, 통상 분쟁, 지정학적 위기 등이 겹치면서 가격이 고공 행진 중이다. 금은 보관이나 운송 비용이 크고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가치 보존 수단으로서의 신뢰성이 강한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그 덕분에 기존 체제에 대한 우려가 늘면 몸값이 뛰는 경향을 보여왔다. 국내 투자 시장에서도 금 상장지수펀드(ETF)와 금 통장(골드뱅킹) 등 관련 상품이 사상 최고 수준의 활황을 보이고 있다.
금값 고공 행진에 관련 ETF로 투자금 몰려
코스콤의 ETF체크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상장된 금 관련 ETF는 10개에 달한다. 이 중에 올해 상장된 상품은 4건에 이른다. 금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관련 ETF가 쏟아진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금 ETF는 투자 대상에 따라 크게 △국내 금 현물 △국제 금 현물 △국제 금 선물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 금 현물 ETF 상품은 한국거래소가 산출해 발표하는 KRX 금 현물 지수를 따른다.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이 이에 해당한다. 금 보관 비용을 제외하고 금현물 시장 가격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현물 금을 보유한 것과 가장 유사한 투자 효과를 누리는 상품이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금 현물 ETF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ACE KRX금현물이다. 순자산은 23일 기준으로 1조8097억 원으로 금 관련한 국내 ETF 중에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 들어 수익률은 34.56%다.
대항마로는 TIGER KRX금현물이 꼽힌다. 해당 ETF는 6월 24일 상장됐다. 상장한 지 3개월밖에 안 됐지만 운용자산(AUM)이 3595억 원에 이른다. 출시 한 달 만에 AUM가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최근 뜨거운 ETF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6.01%다. ACE KRX금현물의 한 달 수익률(16.14%)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로는 KODEX 골드선물(H), TIGER 골드선물(H),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TIGER 금은선물(H)이 있다. KODEX 골드선물(H)은 올해 들어 수익률이 38.36%, TIGER 골드선물(H)은 37.22%,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81.04%, TIGER 금은선물(H)은 36.55%다.
국제 금 현물 ETF 3종인 SOL 국제금,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 KODEX 금액티브는 모두 올해 상장됐다. SOL 국제금은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12.28%,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는 12.11%, KODEX 금액티브는 12.52%로 나타났다. 순자산은 KODEX 금액티브가 1116억 원,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 316억 원, SOL 국제금 131억 원이다.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는 금 ETF 중 유일한 커버드콜 ETF인 덕에 배당 이익도 얻을 수 있다. KODEX 금액티브는 금 현물 ETF와 금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들 상품은 모두 현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 또한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ETF의 경우 국내 금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 관련 ETF 중 가장 수익률이 안 좋은 것은 KODEX 골드선물인버스(H)다. 올해 수익률이 -27.35%다. 이 상품은 금값이 떨어질 때 수익이 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경쟁 치열해지자 보수율 전쟁 벌어져
금 관련 ETF가 늘어나자 자산운용사 사이에 보수율 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동일한 기초자산을 추종하고 있기에 보수율 인하 이외에 특별한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상장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금현물의 보수율은 본래 0.5% 수준이었으나 최근 총 보수율을 0.19%로 내렸다. 올해 상장한 후발 주자인 미래에셋운용이 보수율을 0.15%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본래 터줏대감이었던 한국투자신탁운용 입장에선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맞불을 놓은 셈이다. 또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원래는 0.45%던 보수율을 이달 초에 0.15%로 내리며 보수율 인하에 동참했다.
다만 금 ETF 거래를 할 때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선물형 금 ETF의 경우에는 파생금융 상품인 금 선물에 투자하기에 통상 수익률이 현물형보다 높지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 변동폭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금 현물형 ETF도 투자 대상이 국내 금 시장인지, 글로벌 시장인지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한국 금 현물에 투자하는 상품은 주변에서 접하는 금 시세를 바로 반영하기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여지가 적다. 하지만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금 ETF의 경우는 지역 프리미엄이 적어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운용상 추가적인 비용 발생이 큰 편이다.
골드뱅킹 잔액 1조2000억 원 돌파
ETF뿐 아니라 시중은행의 골드뱅킹으로도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최근 KB국민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 합계는 1조2000억 원을 돌파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말 잔액 6667억 원 대비 85%가량 급증한 수치다. 올해만 약 4500억 원이 몰렸다.
골드뱅킹이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은행 계좌를 통해 금을 0.0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기한이나 금액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금을 매입하거나 매도할 수 있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KB국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이 올 들어 이번 달까지 판매한 골드바 규모는 35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체 판매액이 1654억 원이었는데 이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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