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회 얻어 다시 일터로”… 공기관이 중장년 ‘내일’ 잇는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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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리스타트 잡페어] 〈3〉 재취업 지원 팔걷은 공공기관
서울시50플러스재단
4050 ‘취업 사각지대’ 해소 목표… 기업 연결 위한 직무체험 등 제공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직업훈련 등 경력보유여성 사업강화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4050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홍재현 씨(54)의 모습. 고령 인구가 늘어나자 공공기관이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의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4050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홍재현 씨(54)의 모습. 고령 인구가 늘어나자 공공기관이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의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반평생 해왔던 일을 그만두게 되면 뭘 할 수 있을지 되게 막막하잖아요. 그때 다양한 재취업 교육을 들으며 실제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올해 7월부터 우정사업본부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우정실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정호 씨(57)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랜서 기획연출 PD로 활동해 왔던 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시·공연 등의 행사가 사실상 중단되자 재취업을 위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찾았다. 그는 “여행 인솔자 과정이나 한옥 고택 관리 프로그램 등 여러 재취업 교육을 들으며 ‘내가 뭘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며 “당시 비대면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택배 업계가 크게 성장했고, 분류 업무는 배달 업무만큼 힘들지 않아 오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우정실무원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시민의 든든한 50년’을 함께 준비하는 기관으로, 40세 이후 시민이 안정적인 일과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장년층의 새로운 일 경험을 돕는 중장년 경력인재 지원 사업과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하기 위한 채용형·직무체험형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중장년 재취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이들이 ‘취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의 퇴직 연령은 49.4세로 법정 정년인 60세에 비해 10년가량 빠르다. 이들 중 향후 재취업을 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6%나 된다. 이들은 취업 희망 사유로 생활비 부족을 꼽았다. 재단 관계자는 “취업은 청년, 재취업은 법정 정년 이후에 초점을 두고 정책이 운영되기에 중장년은 사회 안전망 밖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라며 “경제 활성화 관점에서도 중장년 재취업 지원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재현 씨(54)는 재단이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4050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다. 홍 씨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컨설팅을 하는 ‘아이엠에스알’이라는 기업에서 한 달간 인턴으로 근무하며 역량을 키워 나갔다. 그는 “중장년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적은 상황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실무를 경험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서부여성발전센터에서 ‘브랜드 디자이너 과정’을 수강한 이수정 씨(43)의 모습. 고령 인구가 늘어나자 공공기관이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의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서부여성발전센터에서 ‘브랜드 디자이너 과정’을 수강한 이수정 씨(43)의 모습. 고령 인구가 늘어나자 공공기관이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의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공공기관들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은 여성미래일자리 직업훈련 공모 사업, 여성일자리 매칭데이, 찾아가는 취업 지원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서부여성발전센터에서 홍보 포스터와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이수정 씨(43)는 1년 전 센터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디자이너 과정’의 수강생이었다. 이 씨는 “2011년에 아이를 출산하며 전업주부로 생활했는데 어느 순간 ‘이제 나도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센터 직원으로 일하며 여성들의 새출발을 돕는 일에 만족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5,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2025 리스타트 잡페어’에서는 취업 지원을 위한 전문 상담 버스 2대와 23개 여성인력개발기관이 협업해 직업훈련부터 취업 알선,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사회공헌 사업인 ‘가치동행일자리’ 사업 안내를 위한 상담 접수 부스를 운영한다. 가치동행일자리는 중장년에게 공공 및 교육, 복지 등에서 재취업의 기회를 열어주는 일자리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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