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두달만에 1400원 또 뚫려… 대미투자 협상 난항 여파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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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요구대로 투자땐 자금 유출 불안
美금리 추가인하 기대 약화도 영향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1원 오른 1400.6원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가 1400원을 넘긴 건 8월 1일(1401.4원) 이후 처음이다.

최근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건 한미 무역합의 관련 후속 협의가 지지부진한 데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이뤄질 경우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약 84.1%에 해당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면서 원화 약세를 유발했다. 연준이 17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을 때만 해도 올해 추가 2번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우리가 (금리를) 너무 공격적으로 완화하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미완으로 남겨 놓게 된다”고 발언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중서부 기업들은 여전히 물가가 잡히지 않았다고 우려한다”며 파월 의장을 지원 사격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투자를 늘려 외화 유출이 많고, 한국의 경제 체력도 약화해 원화 강세 요인이 많지 않다”며 “환율이 내년에는 1400원대 중반까지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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