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껴간 6·27… 몸값 오르는 오피스텔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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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주택 분류, 대출제한 적용 안돼
목동 70.68㎡ 8개월새 4000만원 ↑
상반기 매매량 3년만에 증가세로
‘전세의 월세화’ 수익률 상승도 영향

서울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인근 오피스텔 ‘목동파라곤’. 700실 규모인 이곳에서 8월 전용 70.68㎡ 매물이 11억95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11억5000만 원이 직전 최고가였는데, 8개월 만에 4000만 원이 올랐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거래가 일부 지역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등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6·27 대출 규제 ‘사각지대’로 거론되며 수요가 몰리는 데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며 월세 수익률이 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6월 1만903건에서 7월 3944건으로 60% 넘게 급감했다. 반면 오피스텔 거래는 6월 941건에서 7월 946건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만큼 6·27 대출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의미다. 오피스텔은 준주택으로 분류돼 주택담보대출 6억 원 상한이나 6개월 이내 전입신고 의무 규정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갭투자’가 가능하다.

이런 규제 변화가 수요가 회복되던 오피스텔 시장에 풍선 효과를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1∼6월)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6558건으로 2022년(9189건)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바뀌었다.

가격 상승세는 ‘아파텔’로 불리는 등 아파트 대체재로 볼 만한 전용 85㎡ 초과 평형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8월 들어 전월 대비 0.41%, 지난해 말 대비 0.76% 올랐다. 일자리가 많은 동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에서는 전용 85㎡ 초과 평형이 8월 들어 전월 대비 0.68%, 지난해 말 대비 1.27% 올랐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 영향으로 임대수익률이 개선되면서 원룸이나 1.5룸 규모의 소형 오피스텔 수요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실거주 의무 강화로 월세화가 가속화하면서 매매가보다 월세가 더 큰 폭으로 오른 결과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96%로 통계 표본을 확대한 2024년 1월(4.78%) 이후 가장 높았다. 수도권 임대수익률은 5.48%로 2024년 1월(5.16%) 이후 최고치였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최근 오피스텔 수익률은 오피스나 중대형 상가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그간 오피스텔은 아파트 매매 시장 상황이나 관련 규제에 따라 오르내리는 경향이 강했다. 2020∼2021년 아파트값 급등기에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이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아파트값이 꺾이고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 포함되는 등 규제가 더해지자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대비 되팔기 어렵고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오피스텔은 취득세율이 높고 관리비도 더 나오는 만큼 자금 여력을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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