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3년 이상 ‘집에서 쉰’ 청년 7.7만명…구직 의욕도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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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미취업 청년 3명 중 1명 ‘구직 포기’…구직활동 비중 35.1% 그쳐
미취업 기간 길어질수록 구직활동 급감…“낙인효과 우려 커져”

서울 코엑스 마곡 르웨스트홀에서 열린 제8회 항공산업 잡페어(Job Fair)를 찾은 구직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 코엑스 마곡 르웨스트홀에서 열린 제8회 항공산업 잡페어(Job Fair)를 찾은 구직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 가운데 직업교육이나 구직 준비조차 하지 않고 ‘그냥 쉰다’고 답한 인원이 7만 70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는 청년 비중이 늘면서, 고립·은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통계청의 청년층(15~29세) 부가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최종 학력 취득(수료·중퇴 포함) 후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은 22만 9714명으로, 청년 전체 미취업자(121만 2000명)의 18.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고 답한 인원은 7만 7592명(33.7%)으로, 장기 미취업 청년 3명 중 1명 이상이 직업교육, 구직활동, 취업시험 준비 등 어떤 취업 준비 활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취업시험 준비’를 한 청년은 6만 864명(26.4%), ‘직업교육’ 참여자는 1만 1284명(4.9%), ‘구직활동’에 나선 인원은 8573명(3.7%)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집에서 쉰다’는 응답 비중이 뚜렷하게 늘었다. 졸업 후 6개월 이상~1년 미만 구간에서는 미취업자 45만 6567명 중 9만 7567명(21.3%)이 ‘집에서 쉰다’고 답했고, 1년 이상~2년 미만은 5만 1793명(21.7%), 2년 이상~3년 미만은 2만 4681명(25.4%)이었다. 3년 이상 미취업자는 이 비율이 33.7%까지 높아졌다.

3년 이상 무직 상태인 청년 중 직업교육·취업시험 준비·구직활동을 하는 비중은 35.1%에 그쳤다. 이는 6개월 이상~1년 미만(59.7%), 1년 이상~2년 미만(49.6%), 2년 이상~3년 미만(49.7%)구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구직을 단념한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을 통해 이들의 구직 의욕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1만 2000명, 내년에는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전담 상담사와의 1대1 심리·진로 상담,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 직업훈련·인턴·일자리 연계 등의 지원을 확대한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구직 의욕은 꺾일 수밖에 없다”며 “경력직 선호 등으로 청년 고용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취업 공백이 낙인효과로 이어지면서 고립·은둔으로까지 발전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도전사업은 사실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고용서비스로 참여자 만족도가 높다”며 “단순히 취업률·고용유지율로 평가하기보다 동일인에게 여러 차례 기회를 제공해 청년 고용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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