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술 결합 세계 1위 항암제… “키트루다 SC, 유럽서도 4분기 허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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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올드&] 알테오젠 전태연 부사장
‘피하주사 투약’ 기술 개발 주역
‘키트루다 SC’ 美 FDA 승인받아
“유럽 허가땐 올 매출 2000억 넘을 듯”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 매출 40조 원에 달하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적용된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플랫폼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알테오젠 제공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 매출 40조 원에 달하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적용된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플랫폼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알테오젠 제공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널드, 글로벌 대표 결제 브랜드 마스터카드의 연매출보다 더 많이 팔리는 의약품이 있다.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295억 달러(약 41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키트루다 개발사인 미국 머크(MSD)의 총 매출인 642억 달러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2028년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가 만료된다. MSD는 특허 방어를 위해 정맥주사(IV) 제형이던 키트루다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하고 나섰다. 이것이 세계 3대 글로벌 제약사인 MSD와 한국 대전에 있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만나게 된 계기다.

2008년 LG화학 출신인 박순재 대표가 창업한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은 IV를 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SC 제형으로 변경하면 수시간이 걸리는 약물 투여 시간이 1∼2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 기술의 중심에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로 불리는 플랫폼 기술이 존재한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의 수분을 채워 주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해주는 효소다. 히알루론산은 세포와 세포 사이를 끈끈하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연결을 끊어야 약물이 피부 조직을 통과해 혈관까지 도달할 수 있다. 즉 SC 제형으로 투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히알루로니다제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알테오젠은 인간의 정자에서 발견되는 ‘PH20’과 또 다른 효소를 선택했다. 회사는 두 효소를 재조합한 새로운 물질인 ‘ALT-B4’를 개발했다. PH20은 정자가 난자와 만날 때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난자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는 역할을 한다.

29일 대전 알테오젠 사무실에서 만난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두 효소를 재조합해 약 300개의 변이체를 만들어 더 안정성이 높고 수율이 높은 물질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알테오젠의 ALT-B4를 적용한 SC 제형의 ‘키트루다 큐렉스’는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큐렉스의 판매가 시작되면 알테오젠은 매출에 따라 로열티를 받게 된다. 로열티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4∼5%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D는 2027년까지 키트루다 전체 환자의 40%가 SC 제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 부사장은 “11월께 유럽에서도 큐렉스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알테오젠은 큐렉스의 미국 판매 및 유럽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등을 고려하면 올해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SC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곳은 알테오젠과 미국의 할로자임 두 곳뿐이다. 특허가 만료되는 모든 블록버스터 약물에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4월에는 할로자임이 MSD의 ‘키트루다 큐렉스’를 상대로 자사의 SC 기술 ‘엠다제’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 부사장은 “이미 엠다제에 대한 특허 분석을 완료했고, ALT-B4는 엠다제와는 별개의 물질이기 때문에 특허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키트루다#MSD#알테오젠#SC 제형#할로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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