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기차 세액공제 ‘끝’… 현대차, ‘하이브리드’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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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전기차 美판매량 감소 전망속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 전략 수정
美공장 생산 비중 50%로 확대 검토

한국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완화 조치가 기약 없이 미뤄진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500달러(약 1052만 원)의 전기차 세액공제도 10월 1일부로 사라졌다. 애초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던 세액공제 혜택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전기차 정책으로 6년 이상 앞당겨 종료된 것.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수 있는 만큼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9월 30일(현지 시간)을 마지막으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종료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IRA를 근거로 전기차를 사면 대당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해왔다. 이 같은 적잖은 보조금이 끊기면서 소비자들로서는 전기차 구매 유인이 줄어든 만큼, 가뜩이나 캐즘에 시달려온 전기차 시장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인협회는 IRA 종료로 관련 지원 정책의 폐지로 한국 전기차의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이 최대 4만5000대(약 2조7515억 원 규모)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 역시 같은 이유로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전기차 제조사의 판매량이 연간 최대 37% 감소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일본과 유럽이 먼저 자동차 품목관세 15%를 적용받는 반면에 관세 후속협상 지연으로 25% 고관세를 물고 있는 한국 자동차로서는 또 다른 리스크를 마주한 셈이다. 현대차는 우선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과 조지아 공장 활용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전기차 합산 판매량은 2021년 1만9590대에서 2024년 12만3861대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8월 판매량은 7만27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감소하며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만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같은 기간 19만8807대로 47.9% 급증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하이브리드차 생산 비중을 기존 30%에서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일본이 낮은 관세로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현대차는 경쟁적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와 한일 관세 역전이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이 하이브리드 확대와 조지아 공장 활용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 전략”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판매량과 수익성 모두에서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9월 판매 실적을 보면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8.3% 증가한 37만2298대, 기아는 7.3% 증가한 26만8238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친환경차 판매량 확대가 증가세를 견인했으며, 현대차그룹 전체로는 64만536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7.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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