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 주관 첫 공식 무대서 기술 선보여
초정밀 위조품 대응 위해 소재 분석 기반 검증 적용
18단계 검수 체계, 99.9% 정확도로 신뢰 확보
휴대용 검수 장비 상용화로 대중 활용 가능성 제시
(왼쪽부터)다렌 탕 WIPO 사무총장, 곽상언 국회의원이 번개장터 위조상품 검수 시연을 본 후 번개장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리커머스(중고 거래 재유통) 시장에서 가장 큰 위협은 점점 정교해지는 위조상품이다. 단순 복제 수준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 가품은 CNC(컴퓨터 정밀 가공)와 3D 스캐닝 같은 제조 기술을 활용해 정품 로고, 크기, 심지어 보석 주조 방식까지 정밀하게 모방한다. 이로 인해 숙련된 감정사조차 육안만으로는 구별이 어려운 상황이며, 이는 개인 간 거래(C2C) 신뢰를 크게 흔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번개장터가 해법을 내놨다. 2일 열린 ‘2025 위조상품 유통 방지 기술 콘퍼런스’에서 번개장터는 자사 개발 과학 검수 시스템 ‘코어리틱스(Corelytics)’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지식재산처 승격 후 열린 첫 공식 행사 무대에서 이뤄졌다.
코어리틱스는 번개장터 자회사 인사이트뷰테크의 딥러닝 기술과 번개장터가 축적한 실물 검수 데이터를 결합해 만든 솔루션이다. 핵심은 비파괴 분석 장치(XRF·X-Ray Fluorescence)를 활용해 제품을 손상시키지 않고 극미량 원소 조성과 소재 특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정품만이 지닌 소재 특성(일종의 ‘재질 DNA’)을 판별해낸다.
김재군 번개장터 검수 본부장은 “겉보기에는 똑같은 제품이라도 소재 성분을 정밀 분석하면 확연히 차이가 드러난다. 단순 외관 검증을 넘어 과학적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코어리틱스 부스는 현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WIPO(세계지식재산권기구) 사무총장, 지식재산처 관계자, 국회의원 등 주요 참석자들이 직접 시연 과정을 참관하며 기술 적용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다.
현재 번개장터 검수 과정은 18단계, 총 154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과정을 거쳐 정가품 판별 정확도는 99.9%에 이른다.
번개장터는 검수 서비스 ‘번개케어’를 통해 오류 발생 시 상품가의 200%를 보상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에게 기술적 자신감을 직접 전달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김재군 본부장은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위조품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앞으로도 위조 기술보다 한발 앞선 검증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번개장터는 코어리틱스 기술을 소형화해 휴대용 장비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지나 인사이트뷰테크 대표는 “정부 기관 수사 활용은 물론, 일반 소비자도 중고 거래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장비가 상용화되면 위조품 검수 기술이 특정 전문가 집단을 넘어 일반 사용자들에게까지 보급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