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다시 2%대 물가 상승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 급등… 달걀은 3년 8개월 만에 최대폭
사과-배 등 추석 성수품은 안정세… 한은 “향후 2% 내외 오름세 예상”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인스턴트 커피 상품이 진열돼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가공식품 물가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커피 가격은 1년 전보다 15.6% 올랐다. 뉴스1
9월 소비자물가가 두 달 만에 2%대로 다시 올라섰다. 명절 수요가 높은 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특히 달걀은 전월 대비 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06(2020년 100 기준)으로 전년보다 2.1%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2.5% 오르며 전월(1.5%)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0%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가공식품과 축·수산물 물가 상승세가 지속됐다.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4.2% 올랐는데 빵(6.5%), 커피(15.6%) 등이 강세를 보였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5.4%, 6.4% 오르며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명절 수요가 많은 달걀의 경우 전년보다 9.2% 오르며 2022년 1월(15.8%)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정부의 추석 성수품 가격 관리 조치에 일부 물품은 전월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였다. 직전 달과 비교해 9월 사과값은 7.2% 하락했다. 배(―13.9%), 갈치(―6.1%) 등도 가격이 떨어졌다.
이외에도 외식 물가가 3.4% 올랐다. 이는 배달료 인상 및 지난해 명절 할인 기저효과로 보인다.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2.9%로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서비스 물가를 올렸다는 지적에 정부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년 대비로 봤을 때 배달료 인상이나 피자·햄버거 세일 환원, 원재료비 인상 등으로 인해 상승한 것”이라며 “소비쿠폰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상승률이 2% 내외의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SK텔레콤의) 통신요금 일시 할인 효과가 소멸하면서 9월 소비자 물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고 했다. 앞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6, 7월 2%대를 보이다 8월 통신요금 인하 영향으로 1.7%로 ‘반짝’ 떨어진 바 있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소비자물가도 2% 내외의 상승세가 예상되나 미관세정책, 지정학적 불안 등 대외 여건 불확실성으로 환율, 유가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물가 상황을 계속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먹거리 물가 관련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물가 걱정 없는 추석’이 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성수품 공급과 할인 지원,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등 추석민생대책을 차질없이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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