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프트뱅크, 챗GPT에 13조원 투자… 美 구글, 의료-농업까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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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 앞다퉈 CVC 투자
AI투자 CVC 비중 69%로 급증
미래먹거리 스타트업 발굴 효과

미국, 일본, 유럽에선 오래전부터 글로벌 기업들이 이른바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다.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일본 소프트뱅크, 독일 BMW 등이 CVC 투자에 관심이 많은 글로벌 기업으로 꼽힌다. 전략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전 세계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는 약 1090억 달러(약 153조 원)였고, 이 중 36%가 CVC였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AI)·로봇 등 신성장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일교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7년 120조 원을 투자해 만든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소프트뱅크G’라는 지주회사의 자회사다. 손 회장은 이 펀드를 통해 최근 1년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97억 달러(약 13조6000억 원)를 투자했다.

아마존은 AI 음성 비서 알렉사를 위해 ‘CVC 알렉사 펀드’를 만들어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관련 미디어 제작사 헤드라, 앱 개발 플랫폼 헤이보스 등에 투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따르면 AI에 투자하는 CVC 비중은 지난해 55%에서 올해 69%로 급증했다. SVB는 보고서에서 “AI 투자가 CVC 전체 투자의 28%를 차지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은 2009년 3월 구글벤처스(GV)를 만드는 등 빅테크 중에서 CVC에 가장 적극적인 편이란 평가를 받는다. 소프트웨어, 의료, 운송, 농업까지 투자 분야도 다양하다. GV는 차량 호출 플랫폼 우버, 공유 숙박 앱 에어비앤비, 업무 협업툴 슬랙 등을 초기에 발굴해 투자에 나섰고, 큰 이익을 얻었다.

구글은 현재 ‘캐피털 G’(후기 단계 벤처기업 투자), ‘GV’(초기 단계 벤처기업 투자), ‘그레디언트 벤처스’(AI 기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초기 단계 벤처기업 투자) 등으로 CVC를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투자 전문성을 키우고, 속도감 있게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서다.

유명 글로벌 기업들의 이 같은 CVC 투자는 규모가 작지만 기술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의도다. 또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자금 확보로 연구개발(R&D)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CVC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잠재적 인수합병(M&A) 대상이 되거나, 스타트업이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단기적인 기술 개발에만 몰두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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