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혼란속 차분히 내실 다지는 기업들…예년보다 이른 신년 준비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4일 16시 07분


삼성 로고. 뉴스1
삼성 로고. 뉴스1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 속에서 재계가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기업 대부분은 별도 종무식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한다. 올해 기업들은 연말 인사를 앞당기면서 연말 업무 정리와 내년 사업 준비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됐다. 여기에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아 경영 기조 역시 차분하게 내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방점이 찍히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LG,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별도의 종무식 없이 내년도 사업계획에 따른 신년 업무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2차전지 등 주요 제조업종은 공장이 상시 가동되는 데다 고객사 요구에 맞춰 일정 조율에 나서야 해 연말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사실 우리 업종은 연말 업무 종료라는 개념이 희박하다”며 “연구 개발(R&D)과 생산 일정 등의 호흡이 길어 연말 연시가 큰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친 데 이어 글로벌 전략회의까지 마무리하며 내년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와 관련된 유관 부서 등만 연말까지 행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연차 소진 기한이 내년 2월까지로 설정돼 임직원들이 연말에 휴가를 몰아 쓰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내년도 임원 인사를 예년보다 한달 이상 이른 올 10월 30일 단행한 SK그룹은 구성원들에게 남은 휴가 소진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SK그룹의 최고 의사 협의 기구인 SK SUPEX추구협의회는 29~31일 공동 연차를 쓴다. SK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마다 다르지만 구성원 각자의 일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연차를 소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임원 인사 뿐 아니라 내년 경영 방향을 논의하는 ‘CEO 세미나’를 11월 초에 여는 등 그룹의 내년 사업 전략 논의를 비교적 일찍 시작해 조기에 마무리했다.

현대차그룹은 십수 년간 이어온 관례대로 별도의 종무식 없이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창립기념일인 29일이 휴무일이라 연말 휴식을 겸해 더욱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내년 경영 구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일부 계열사가 12월 중순 이후 올해 업무를 종료했다. LG생활건강은 사옥 이전 일정에 맞춰 12월 19일부터 권장 휴가 기간을 운영하고 내년 1월 5일이 돼야 업무를 시작한다. 반면 CES 2026 참가를 앞둔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은 연초 사업 준비로 연말까지 분주한 모습이다. 구광모 ㈜LG 대표는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2026년 신년사를 발표하며 내년 경영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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