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 TV시장 韓 첫 추월… ‘프리미엄 제품’까지 넘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中에 추월당한 첨단기술]
작년 점유율 韓 28% 〈 中 31%
싸구려 이미지 벗고 시장 잠식… 수익성 높은 초대형TV 성능도 향상
스마트폰-중소형OLED도 턱밑 추격… “핵심 분야, 정부 종합 지원 시급”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등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보였던 첨단 전자 산업 분야에 중국 업체들의 공습이 거세지고 있다. 그간 저가 경쟁력으로 승부했던 중국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과 수출 이익을 기반으로 한국의 최후 방어선인 프리미엄 기술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 中 ‘싸구려 TV’ 옛말, 초대형 시장 약진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중국 업체 점유율이 한국 점유율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중국 TCL·하이센스·샤오미의 합산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 28.4%를 앞질렀다.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2020년 24.4%에서 2023년 29.6%로 꾸준히 늘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2020년 33.4%에서 2023년 29.8% 등으로 서서히 내려앉았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75인치 이상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약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28.7%), LG전자가 2위(15.1%)를 수성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점유율은 두 기업 모두 떨어지는 추세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2020년 각각 5.1%, 4.2%였던 점유율을 15.0%, 14.6%까지 끌어올렸다.

수익성이 높은 초대형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은 한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에 대항해 액정표시장치(LCD)의 프리미엄 버전인 미니LED, 마이크로LED 기술로 승부하고 있다. 명암비가 좋고 선명하지만 가격이 비싼 OLED에 비해 미니LED는 LCD보다 성능을 높이면서 가격 경쟁력도 확보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도 TCL과 하이센스는 100인치가 넘는 초대형 미니 LED TV 등 신제품으로 전시장을 채우며 삼성·LG를 압박했다.

● 프리미엄 스마트폰·디스플레이도 거센 추격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은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10∼12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줄어든 19%를 차지한 반면, 중국 샤오미·오포·비보의 합산 점유율은 2%포인트 늘어난 32%를 차지했다.

미국 제재를 피해 중국이 공략 중인 유럽, 동남아 시장을 놓고 보면 상황은 더욱 긴박하다. 2023년 초까지 삼성전자가 압도적 1위였던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중국 오포가 18%를 차지하며 삼성전자(17%)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중국 아너는 지난해 2분기(4∼6월)를 기점으로 서유럽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넘어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중국 스마트폰 굴기에 따라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산업도 급부상하고 있다. LCD 시장 잠식 때와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BOE 등 현지 업체들은 화웨이, 샤오미 등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물량을 납품하며 덩치를 키웠다. 2분기에 회복하긴 했지만 지난해 1분기(1∼3월)엔 사상 처음 한국(48.7%)이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49.9%)에 추월당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한 BOE가 어느새 아이폰 공급사로까지 올라섰다”며 “예상보다 빠른 추격 속도를 고려해서라도 정부의 종합적인 핵심 산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도체#TV#스마트폰#중국 브랜드 점유율#자체 기술력#수출 이익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