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설비투자 코로나후 최악
임시공휴일에도 소매 판매 0.6% ↓
정부 “기저효과-설 조업일 감소 영향”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세 개의 축인 생산과 소비, 투자가 연초에 일제히 감소하며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산업 생산과 설비 투자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마저 재고가 늘어나면서 경기 침체 신호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2.7% 줄며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 폭은 코로나19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2월(―2.9%)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건설경기 침체에 건설업 생산이 4.3% 줄고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 역시 감소(―2.3%)하며 전체 생산 지표를 끌어내렸다. 서비스업 생산도 0.8% 뒷걸음질했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도소매, 숙박음식점 등 실생활과 밀접한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 생산이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임시 공휴일 지정에도 한 달 전보다 0.6% 줄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2.6%)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0.5%)에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생산이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긴 설 명절로 조업일수가 감소하면서 주요 지표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경제 심리가 위축되며 내수 회복은 지연되고 있지만 생산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버팀목 격인 반도체 생산은 한 달 전보다 0.1% 느는 데 그치며 증가세가 둔화했다. 지난해 12월 반도체 생산은 한 달 전보다 3.5% 늘어난 바 있다. 반면 반도체 재고는 7.8% 늘었다. 2월 반도체 수출이 16개월 만에 마이너스(―3.0%)를 보이는 등 최근 수출 여건이 악화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설비 투자 역시 전달보다 14.2% 감소했다. 2020년 10월(―16.7%)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내수 등 민생 경제 회복과 수출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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