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리스크’에 퍼렇게 멍든 테슬라… 서학개미 “그래도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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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승리후 상승분 대부분 반납
고점 대비 두달 만에 45%나 하락
서학개미 수익률 ‘빨간불’에도
‘테슬라 2배’ ETF등 매수 이어가

판매 부진, 불매운동 확산 등으로 서학 개미들에게 가장 사랑받던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테슬라를 포함한 미국 기술주들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15억5919만 달러(약 2조2605억 원)에 달한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 레버리지 ETF(TSLL)로 일평균 테슬라 주가 등락을 두 배로 추종하는 ETF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도 13억1198만 달러나 순매수했다.

문제는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테슬라 주가가 하락세라는 점이다. 테슬라는 올해 유럽, 중국 등에서 판매가 급감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반발로 미국과 유럽에서 테슬라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어 전망도 좋지 않다. 그 결과 7일(현지 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0.3% 내린 262.67달러로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5일(251.44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오른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지난해 12월 17일 종가(479.86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45.3%나 하락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일일 주가 변동을 2배로 추종하는 TSLL은 같은 기간 40.09달러에서 10.66달러로 73.4%나 폭락했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2배 추종하는 ETF 등도 대거 사들였다. 올해 들어 이더리움 선물을 2배 추종하는 ETF(ETHU)는 2억4582만 달러,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엔비디아 주가를 2배 추종하는 ETF(NVDL)는 2억3041만 달러 순매수했다. 두 배로는 만족 못 한 서학개미들은 미국 30대 반도체 기업의 주가 움직임을 3배 추종하는 ETF(SOXL)를 1억7271만 달러어치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렇듯 서학개미들이 2, 3배 움직임을 추종하는 ETF를 매수하는 이유는 현재가 저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거나, ‘딥시크 충격’으로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을 때 레버리지 ETF 매수세가 더 늘었다.

문제는 지수의 움직임을 두 배 이상으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하락 국면에서는 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ETHU는 올 1월 2일(8.33달러) 대비 이달 7일(2.72달러) 67.3%, NVDL은 같은 기간 70.3달러에서 41.18달러로 41.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34.3%)과 엔비디아(―18.5%)의 낙폭보다 훨씬 크게 하락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라’는 격언처럼 주가 하락 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변동성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가 증가하는 것은 리스크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 리스크#테슬라#미국 기술주#레버리지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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