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갚는 좀비기업 41% 역대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내수불황에 中企 실적 악화 ‘수렁’
기업 28%는 영업적자로 경영난

동아 DB
동아 DB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이 사상 최대치로 늘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일부 대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중소기업들은 내수 침체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는 등 기업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3만4167곳을 조사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곳은 총 1만3985곳으로 전체 40.9%에 달했다. 2023년(39.0%) 대비 1.9%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2013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치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이자 부담 능력을 나타낸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비용보다 이자비용이 큰 것으로, 한마디로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연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아예 영업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들 비중도 28.3%로 역대 최대치였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실적 악화가 더 두드러졌다. 지난해 중소기업 중 좀비기업의 비중은 42.4%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늘어났지만, 대기업의 좀비기업 비중은 1.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반적인 국내 기업들의 지표는 대기업들의 선전에 힘입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4.2% 늘어, 2023년(―2.0%)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이후 한 해 만에 상승 전환했다. 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와 수출 단가 상승이 겹쳐 제조업 매출이 5.3% 늘어난 영향이 컸다. 비제조업도 운수·창고, 도소매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3.0% 뛰었다.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도 늘어나면서 매출영업이익률(5.4%)이 전년(3.8%)보다 확대됐다.

부채비율이 101.9%로 전년(102.0%) 대비 소폭 감소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같은 기간 28.7%에서 28.3%로 0.4%포인트 줄었다.

정영호 한은 경제통계1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대기업 중심의 제조업은 업황이 좋아졌지만, 부동산과 도소매업 중소기업의 실적이 줄면서 이자보상비율이 낮아진 기업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좀비 기업#이자#내수불황#영업적자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