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성액 27조… 4분기째 하락
SOC 예산 조기 집행 효과 없어
“민간 건축-공공 토목 모두 위축”
상반기 건설투자액 10% 이상 줄듯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올해 1분기(1∼3월) 국내 건설공사 실적이 지난해 동기보다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19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기성액은 26조865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34조831억 원)보다 21.2% 감소했다.
건설기성액은 현재 진행 중인 건설공사 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다. 건설기성액이 전년 동기보다 20% 넘게 줄어든 건 외환위기 여파로 건설 경기가 위축됐던 1998년 3분기(7∼9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건설기성액은 7조3211억 원으로 1997년 3분기보다 24.2% 감소했다.
건설기성액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4∼6월)에 각각 4%, 3.1% 감소했다. 3분기와 4분기(10∼12월)에는 하락 폭이 9.1%로 벌어졌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측은 “민간 건축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공공 중심의 토목 경기마저 위축되면서 건설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초 정부가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조기 집행하기로 하면서 건설업계에서는 공공 공사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4월까지 공공은 물론이고 민간, 토목과 건축 등 전 부문에서 건설기성액이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1∼6월) 건설투자액도 1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건설투자는 상반기 11.3%, 하반기 1.1%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6.1% 감소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1998년(―13.2%)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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