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 Farm Show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K농업의 힘, 우리가 키운다] 〈2〉 농촌이 키우고, 기업이 판로 연다
맥도날드 ‘한국의 맛’ 프로젝트… 4년간 매출 15억-농가 소득 4억 ↑
농심, 청년 농부 감자로 스낵 생산… 스타벅스, 특산물 음료 6차례 개발
“가치 소비 중시 소비자들에 인기”
18일 경남 창녕군 대합면의 마늘 건조장에서 만난 농장주 김대종 씨는 “창녕 갈릭 버거에 들어가는 창녕 갈릭 소스가 미국 맥도널드 본사에도 수출돼 대표적인 K소스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 제공
“예전엔 서울 사람들이 ‘부곡 하와이’는 알아도 창녕은 몰랐어요. 맥도날드에서 ‘창녕 마늘 버거’가 나오면서 창녕이 알려졌고, 창녕 하면 마늘도 떠오른대요.”
18일 오전 경남 창녕군 대합면의 마늘 건조장에서 만난 농장주 김대종 씨(50)가 20kg짜리 마늘 포대를 트럭에 나르며 이렇게 말했다. 작업자 9명과 오전 6시부터 이어진 마늘 출하 준비로 구슬땀을 흘리던 그는 “창녕이 국내 최대 마늘 산지인데도 그동안 의성 마늘만 유명해 섭섭했는데, 이젠 창녕도 마늘 고장으로 통한다”며 웃었다.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가 ‘창녕 마늘’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운 셈이다.
2021년부터 한국맥도날드가 창녕 농가와 손잡고 갈릭 버거를 내놓으면서 김 씨 마늘 농장에도 숨통이 트였다. 그는 “다른 대기업에서도 창녕군에 협업 문의가 오고 있다고 들었다”며 “농가 수익도 20∼3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창녕군에 따르면 지난해 창녕의 마늘 재배 면적은 3485ha, 생산량은 6만 t으로 전국 물량의 22%를 차지했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2021년 ‘창녕 갈릭 버거’를 시작으로 매년 한 지역 농가들과 협업해 특산물을 활용한 한정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를 비롯해 지금까지 ‘보성 녹돈 버거’, ‘진도 대파크림 크로켓 버거’,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등이 출시됐다.
사회적 가치 측정 전문기관 ‘트리플라잇’에 따르면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창녕 지역에서 창출된 사회경제적 가치는 약 443억9000만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총 170t의 마늘이 수급돼 매출은 15억 원, 농가 소득은 3억9000만 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제품 출시가 확산하고 있다. 로코노미가 농가와 기업의 상생 모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농심은 2021년부터 지역 청년 농부들과 계약 재배를 통해 감자를 구입하고 있다. 해당 감자는 ‘수미칩’과 ‘포테이토칩’ 생산에 활용된다. 농심이 4년간 청년 농부들로부터 구매한 감자는 1210t에 달한다.
오리온은 1989년부터 감자 계약 재배를 시작해 현재까지 300여 농가와 손잡고 스윙칩, 포카칩 등 감자 스낵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누적 구매량은 15만3000t에 이른다. 자체 감자연구소를 세워 가공용에 적합한 신품종을 개발해 2020년부터는 전국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2년부터 6차례에 걸쳐 지역 상생 음료를 선보였다. ‘한라문경스위티’, ‘리얼공주밤라떼’ 등을 개발하고, 원부재료를 소상공인 카페에 무상 공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820개 카페에 36만 잔 분량의 원부재료가 전달됐다.
이마트24는 올해 지역 제철 재료를 활용한 간편식을 출시했다. 경남 산청군의 부추와 하동군의 토마토를 활용해 김밥과 샐러드, 샌드위치 등의 메뉴를 선보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로코노미는 기업의 인지도와 자본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전략”이라며 “지역 농가와의 상생 효과가 크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반응도 긍정적이라 기업과 농가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