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혁신 갈라파고스 된 한국]
예금-국채 활용 ‘1엔=1JPYC’ 발행
“가격 변동 작아 결제시장 대체 기대”
“스테이블코인은 국채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진공청소기 같은 존재다.”
일본 핀테크 기업 JPYC의 오카베 노리타카 대표는 최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USDT)나 서클(USDC)은 미국 채권의 주요 구매자”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일본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할 JPYC는 일본 국채를 사들일 방침도 밝혔다. 일본 국채를 코인 발행의 재원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늘지 않는 국가의 국채 금리는 앞으로 점점 올라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국채 가격의 하락을 뜻한다. 해당 국가가 나라 살림을 위해 발행하는 국채 값어치의 하락은 국가 신뢰도의 하락으로 이어지기 쉽다.
금융 분야 디지털 전환이 늦고 현금 거래량이 비교적 많아 ‘현금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마저 올해 가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예정이다. 달러나 국채 등에 가치를 고정한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작고 수수료가 싸 미래 결제 시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를 취득한 JPYC는 조만간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오카베 대표는 “이번에 일본 엔화 표시 스테이블코인 발행 금융기관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며 “올가을에 발행할 JPYC는 (재무제표의) 현금흐름표상에서 현금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2019년 설립된 JPYC는 이번에 회사명과 같은 JPYC라는 이름의 스테이블코인을 ‘1엔=1JPYC’ 가치로 고정해 발행하게 된다. 준비자산은 예금과 일본 국채다.
일본 금융청은 2023년 6월 시행된 자금결제법(PSA) 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전자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해당 법에는 스테이블코인의 정의와 발행 주체, 취급 라이선스 등에 관한 내용이 상세히 규정돼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발행에 몰두했던 중국에서도 달러 견제를 위해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검토에 나섰다. 최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도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기 위해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의 테더나 서클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적화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결제 테스트 사업을 먼저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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