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말차 상품 매출 130% 증가…세븐일레븐도 3배↑
식음료·패션·뷰티까지 ‘초록’…“지속적 트렌드 될 것”
2월 2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언덕면 오설록 녹차밭을 찾은 관광객들이 눈 쌓인 한라산을 배경으로 막바지 겨울 정취를 즐기고 있다. 2025.2.21/뉴스1
맛과 건강, 시각적인 요소까지 갖춘 ‘말차’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유통업계가 기존 식음료 제품에 말차를 결합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업계는 ‘건강·Z세대·글로벌’이라는 특징이 있는 만큼 ‘말차’가 지속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
4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8월 말차 관련 상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9.8%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8월(1~26일) 말차맛 관련 상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늘었다.
‘말차 트렌드’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matcha’ 게시물은 940만 건을 넘어섰다. 블랙핑크 제니와 배우 젠데이아, 가수 두아 리파 등 글로벌 셀럽들도 SNS에 말차를 마시는 모습을 인증하기도 했다.
이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말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말차는 항산화 성분과 L-테아닌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으며, 신진대사 촉진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말차의 선명한 ‘초록색’도 트렌드 확산에 불을 붙였다는 평가다. 선명한 색깔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요소를 갖추면서 Z세대를 중심으로 말차를 마시는 모습을 SNS에 인증하는 현상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말차맛 막걸리,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세븐일레븐 제공) 유통업계도 음료·디저트·베이커리 등 다양한 식음료에 적용할 수 있는 말차를 주목해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남양유업이 내놓은 신제품 ‘말차에몽’은 두 차례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모두 전량 판매되기도 했다.
CU 및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계는 최근 말차를 섞은 막걸리까지 내놨다. SNS에서 ‘말차 막걸리’가 화제를 모으자 곧바로 상품화한 것이다. 여기에 샌드위치·크림빵·롤케이크·아이스크림 등 상품에도 말차 맛을 적용한 신제품을 내놨다.
스타벅스도 올해 상반기 ‘제주 말차 라떼’ 등 말차 음료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고, 투썸플레이스도 지난 8월 선보인 말차 음료 3종이 출시 2주 만에 50만 잔 이상 팔렸다. 롯데웰푸드·SPC삼립·빙그레 등도 아이스크림·과자·빵 등 기존 제품에 말차 맛을 더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말차의 녹색은 패션·뷰티 업종까지 번지고 있다. LF몰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 20일까지 ‘그린·카키·민트’에 대한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가을·겨울(FW) 시즌의 대표 색상인 카키가 여름철에도 인기를 끈 건 이례적이다.
CU, 말차 디저트, 막걸리 출시(CU 제공)
일부에선 유행이 지나가면 말차에 대한 관심이 금방 식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만 해도 편의점 등에서 두바이 초콜릿이 매출 상위에 오르는 등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는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닿아있는 만큼 말차에 대한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43억 달러(약 6조 원) 규모였던 전세계 말차 시장은 연평균 7.9%의 성장률을 기록해 2030년에는 74억 달러(약 1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급격한 수요 증가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교토 등 주요 말차 산지도 생산량이 한계다. 일본 가고시마현 경제농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kg당 425엔이었던 일본산 찻잎 가격은 올해 7월에는 1kg당 1467엔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말차 트렌드는 다른 유행 아이템과 달리 전세계적 현상이고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건강을 신경쓰는 현상과 맞물려 지속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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