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동맹 타고 ‘11만 전자’ ‘62만 닉스’… 자율차-로봇株도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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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깐부’가 밀어올린 코스피] 코스피 사상 첫 4200 돌파
삼성-SK-현대차 ‘AI 팩토리’ 비전에… “자율주행 차에서 게임 하는 시대”
반도체-전력 인프라-게임株 강세… 개인 6512억-기관 1854억원 사들여
반도체 투톱 32% ‘주도주 쏠림’ 심화

‘AI 깐부’가 밀어올린 코스피… 4200도 뚫고 또 사상 최고
‘AI 깐부’가 밀어올린 코스피… 4200도 뚫고 또 사상 최고
코스피가 4,000 돌파 뒤 5거래일 만에 4,200까지 뚫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한국 기업들 간의 ‘인공지능(AI) 깐부’ 동맹으로 한국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 SK,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31일 엔비디아와 손잡고 AI 팩토리로 반도체 제조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와 로보틱스에 AI 팩토리를 접목할 계획이라며 AI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AI 수혜 종목인 반도체 및 인프라와 함께 게임 등 소프트웨어(SW) 분야도 주가가 오르며 AI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3.35% 뛰며 ‘11만 전자’에 등극했고, SK하이닉스는 11% 가깝게 오르며 ‘60만 닉스’를 훌쩍 넘어 시가총액 450조 원을 돌파했다.

● ‘AI 엔비디아 동맹’이 증시 끌어올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8% 급등한 4,221.87로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과의 ‘인공지능(AI) 깐부’ 동맹이 증시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8% 급등한 4,221.87로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과의 ‘인공지능(AI) 깐부’ 동맹이 증시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8% 오른 4,221.87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9월 10일 3,314.53으로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이날까지 22번째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외국인이 796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6512억 원, 기관이 1854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여진이 이날 증시를 끌어올렸다.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갖고, 경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단독 회동을 가지는 등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진 영향이다.

앞서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 규모의 D램을 주문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반도체 주가를 끌어올린 데 이어 엔비디아 동맹으로 AI 훈풍이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프라, 소프트웨어로 확산된 것이다.

이날 국내 양대 반도체주인 삼성전자(3.35%)와 SK하이닉스(10.91%)는 강세를 이어갔다. AI 관련 소프트웨어나 게임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정 회장이 치맥 회동 뒤 “차에서 더 많은 게임을 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자율주행차에서 게임하는 시대’에 대한 비전을 부각한 영향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는 ‘치맥 회동’ 이후 2거래일 동안 약 40% 급등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로부터 블랙웰 5만 장을 구매해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할 예정인데 모두 현대오토에버와 관련된 영역이다. 게다가 현대차그룹은 ‘달리는 AI’를 구상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 제조 공정에 쓰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차량 내 AI, 자율주행, 생산 효율화, 로보틱스 등을 아우르는 단일 생태계 통합을 구상하고 있다. 이어 엔비디아의 GPU를 6만 장 공급받기로 한 네이버의 주가도 3% 넘게 올랐고 크래프톤(1.27%), 넷마블(3.33%) 등 게임 기업의 주가도 강세였다.

AI 훈풍은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주가로도 번졌다. HD현대일렉트릭(9.08%), 효성중공업(9.04%), LS일렉트릭(12.3%) 등 전력기기 3사는 10% 안팎의 강세를 보였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부터 북미 시장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고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인프라 구축에서 전력기기 다음 단계로 여겨지는 케이블 수요도 커졌다. 이에 전선기업인 LS(4.07%), 대한전선(3.93%) 등의 주가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협력의 기대감이 커지며 로봇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다. 레인보우로보틱스(11.23%), 두산로보틱스(17.05%) 등의 기업은 10%가 넘게 뛰었다. 삼성과 두산 모두 이번에 엔비디아와의 협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 코스피 PBR 1.34로 10년 내 최고

반도체를 필두로 증시가 고공행진 중이지만 증권가들은 더 높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2027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대만 TSMC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는 시총이 1조 달러가 넘는 기업이다. SK증권은 가치평가에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며 목표 주가를 삼성전자는 17만 원, SK하이닉스는 100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이 뒷받침되며 SK하이닉스는 시총 400조 원이 넘는 몸집에도 10% 넘게 급등했다.

다만 주도주 쏠림은 심화됐다. 이날 코스피에서 상승 종목은 289개로, 하락 종목(615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또 코스피 시총(3477조461억 원)에서 ‘반도체 투톱’이 차지하는 비중도 31.9%까지 커졌다.

주가가 급격하게 오른 만큼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4로 나타났다. 2021년 4월(1.31)을 넘어 10년 내 최고치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급격하게 오른 만큼 과열 우려도 커졌다”며 “특히 특정 종목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를 느끼면 고점에 매수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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