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사상 최고치 ‘5019’ 찍어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모인 직원들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축하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5,019.54까지 올랐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코스피가 22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을 돌파했다. 1956년 한국 주식 시장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지 70년, 1983년 코스피를 처음 산출 한 지 43년 만에 오른 고지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 대기업의 실적 호조가 지수 상승을 이끌며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상승 폭을 키우며 장중 사상 최고치인 5,019.54까지 올랐다. 오후 조정을 거쳐 전 거래일 대비 0.87% 오른 4,952.53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1557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친 가운데 외국인은 2262억 원어치, 기관은 3740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불과 9개월 전만 해도 국내 증시는 암울했다. 비상계엄 사태, 미국 관세 부과 정책 발표 등 영향으로 코스피는 지난해 4월 9일 2,293.7까지 하락했다. 이후 지난해 6월 3,000을 회복하며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반도체 업황 부활,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맞물리며 지난해 10월 27일 사상 첫 4,000을 넘어섰다. 기세를 탄 코스피는 올 들어 12거래일 상승 랠리를 이어갔고, 9개월 만에 2배 이상으로 오르며 5,000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다. 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17.5%로 주요 20개국(G20) 중 1위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반도체, 자동차, 방산, 조선 산업의 우량 대기업이 5,000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장중 시가총액 1000조 원을 넘어서며 중국 텐센트를 제치고 아시아 시총 순위 3위에 올랐다.
해외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반도체 호황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5,000 돌파 요인으로 꼽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시장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코스피 5,000 돌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을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주가 상승세가 실물 경제 성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2일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였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경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외국인투자자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빠져나가 코스피가 재차 하락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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