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쇼크’ 금·은값 폭락 배경엔…“中 투기꾼의 광적인 투자”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2월 2일 13시 47분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소식에 따른 달러 강세와 중국발 투기 자본의 차익 실현으로 국제 금·은 가격이 하루 만에 폭락했다. 은값은 26% 급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AP/뉴시스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소식에 따른 달러 강세와 중국발 투기 자본의 차익 실현으로 국제 금·은 가격이 하루 만에 폭락했다. 은값은 26% 급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AP/뉴시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은 가격이 하루 만에 폭락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이 폭락의 발단으로 ‘중국발 투기자금’을 꼽았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40달러 넘게 내려 26%나 추락했다. 이는 은 시장 통계 집계 이후 하루 기준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금값 역시 하루 동안 9% 떨어지며 최근 10여 년 사이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구리 가격 역시 급등세가 꺾이며 시장에는 혼란이 일어났다.

이번 폭락의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할 것이라는 소식 때문이었다. 이 소식에 달러 가치가 급격히 강세로 돌아서자, 달러의 대안으로 꼽히던 귀금속 시장에서 매도가 쏟아진 것이다.

● 중국발 ‘핫머니’가 거품 키웠다… 차익 실현에 ‘붕괴’

다만 시장에서는 급락의 배경을 중국발 투기 자본의 유입으로 봤다.

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중국 투기꾼들이 금과 은 가격 폭락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중국산 핫머니(Hot money)가 광적인 투자 흐름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수주간 개인 투자자부터 대형 주식 펀드에 이르는 중국 투기 세력이 금속 시장에 뛰어들며 ‘광적인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급등세에 추세 추종형 투자(CTA)까지 가세하며 거품은 더욱 빠르게 커졌다.

특히 금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은 시장이 투기 세력의 표적이 되며 변동성을 키웠다. 평소 거래량이 크지 않았던 은 상장지수펀드(SLV)의 하루 거래 대금이 400억 달러(약 53조 원)를 기록하는 등 비정상적인 열풍이 불기도 했다.

한 헤지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약 3~4주 전부터 이것이 펀더멘털이 아닌 모멘텀 거래로 변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고 짚었다.

그러나 달러가 반등하고 중국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자 이 같은 구조는 빠르게 붕괴됐다. 중국발 매수세가 멈추자 유럽·미국 투자자들은 연쇄 매도를 이어갔다.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이 팔기 시작했고, 전 세계가 감당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 춘절 앞두고 매수세 살아날까… 당국은 규제 강화

2026년 2월 1일 일요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신년 바자회에서 한 여성이 다가오는 음력 설을 맞아 복을 기원하는 금색 장식품들을 쇼핑하고 있다. AP/뉴시스
2026년 2월 1일 일요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신년 바자회에서 한 여성이 다가오는 음력 설을 맞아 복을 기원하는 금색 장식품들을 쇼핑하고 있다. AP/뉴시스
폭락 이후 시장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시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설(춘절)을 앞두고 가격이 내려간 틈을 타 매수 심리가 다시 살아날지가 향후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다만 중국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투자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이전과 같은 급등세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중국 건설은행은 금 적립 상품의 최소 예치금을 올렸고, 공상은행은 명절 기간 거래 물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한 금속 트레이딩 전문가는 “내 경력을 통틀어 가장 거친 장세였다”며 “금은 본래 안정의 상징이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결코 안정적인 모습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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