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박보검 드라마 첫 호흡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
“애순 역 아이유만 생각했다”
제작비 600억원 “VFX도 사용”
ⓒ뉴시스
“대본 읽고 나서 하루도 안 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5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원석 감독님과는 ‘나의 아저씨’ 이후 두 번째 작품이었고, 임상춘 작가님 팬이어서 대본을 읽기도 전에 하고 싶었다. 제가 맡은 ‘애순’은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고, 꿈도 많은 모든 게 많은 소녀이다. 가진 건 없지만 마음 속 만큼은 곳간이 꽉 찬 아이다. 가진 건 없지만 슬프진 않는 관식이에게 선물을 받는 캐릭터”라고 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이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2019) ‘쌈 마이웨이’(2017) 등으로 사랑 받은 임상춘 작가와 ‘나의 아저씨’(2018) ‘시그널’(2016) ‘미생’(2014) 김원석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김 감독은 애순 역으로 아이유만 생각했다고 했다. “임 작가님 대본은 연기를 엄청 잘해야 된다. 자유자재로 새침하고, 사랑스럽고, 서글프게 울기도 해야 한다. 아이유 밖에 생각이 안 났다”고 설명했다.
아이유는 이번 작품에서 박보검과 함께한다. 두 사람이 드라마에서 호흡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유는 “동갑 친구이고, 10대 때부터 안 사이다. 본격적으로 만난 건 처음이었는데 처음 만났을 때도 어색하지 않았고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사람처럼 익숙했다. 그래서 ‘나 이 버전이 괜찮은 것 같아?’라고 물어보기도 하는 좋은 파트너가 됐다”고 했다. 박보검은 “10대 때엔 광고에서 만났고, 20대 때는 ‘프로듀사’ 특별 출연으로 만났다. 30대가 돼서 정식으로 연기를 같이 하게 됐는데 그래서 더 귀하다.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 다른 작품에서도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박보검은 관식에 대해 “모든 사람이 귀하다는 생각을 가진 성실하고 우직한 캐릭터”라고 했다. “관식의 여행 나침반은 애순입니다. 그래서 애순이 닿는 곳마다 꽃을 심는 사랑 농사꾼이죠.” 박보검은 지난달 24일 아이유와 함께 KBS 1TV 음악프로그램 ‘가요무대’에 나갔다. 그는 “이번 작품을 남녀노소, 국적불문하고 보길 바랐기 때문”이라며 “‘가요무대’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동포들도 보는 프로그램이라서 함께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무대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나오는 음악들도 장면마다 딱 맞게 잘 들어갔다. 박수칠 만한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중년의 애순은 배우 문소리, 중년의 관식은 배우 박해준이 맡았다. 문소리는 “어린 애순이 아이유라는 소식에 ‘이건 좀 곤란한데’라고 주춤하고 덜컥 겁이 났다. 난감하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스태프과 감독님이 잘 연결해 주시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아이유와는 연결을 위해 이야기도 많이 했다”며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 엄마를 보면 ‘이게 엄마일 리가 없어, 딴 사람일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는 것도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연결성을 두고 어떤 부분은 다르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아이유가 실제로 갖고 있는 점도 따라 찍었다. 원래 나이 들면 주근깨도 있어서 안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분장팀에게 찍어달라고 했다. 점을 찍으면 내가 아이유라고 생각해서 연기했다”고 했다. 박해준은 “박보검과 서로 작업실에 가거나 대본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현장에서 굉장히 반가워하고, 서로의 모습을 높이 평가하면서 응원해 줬다. 보검이가 찍은 분량 있어서 저는 모니터링하고 행동과 말투를 같이 붙여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저희 작품 영어 제목 뜻이 ‘인생이 당신에게 떫은 귤을 준다면’(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이다”라며 “인생이 떫은 귤을 주더라도, 그걸로 귤청을 만들어서 따뜻한 귤차를 건네주는 드라마라고 하고 싶다. 바쁘신 와중에 따뜻한 귤차를 드시면서 차분하게 인생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폭싹 속았수다’엔 제작비만 6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많이 들어간 건 사실”이라며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면 홍보에 안 좋다는 것도 알고 있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작품을 만든 감독으로서 상응하게 ‘재미가 있나’ 질문하면서 만들었다. 오픈 세트를 찍어서 제작비가 더 많이 들기도 했다. 시대별로 미술이 계속 바뀌어야 해서 미술비도 많이 들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리얼함을 구현하기 위해 VFX도 사용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