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 대부’ 전유성, 후배들 눈물 속 영면…“무대 위 혁신가이자 무대 뒤 스승”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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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락 “이 땅에 ‘개그맨’ 호칭 처음 만드신 분”
이홍렬 “웃음이 사회의 공기이자 문화임 증명”
KBS ‘개그콘서트’ 무대서 노제…장지는 전북 남원

개그맨 고 전유성의 노제가 치러진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개그맨 이홍렬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개그콘서트 녹화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9.28. [서울=뉴시스]
개그맨 고 전유성의 노제가 치러진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공개홀에서 개그맨 이홍렬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개그콘서트 녹화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9.28. [서울=뉴시스]
‘개그계 대부’ 전유성(76)이 28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6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유족과 코미디언 후배들은 눈물 속에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최양략은 고인의 일생을 되짚으며 “이 땅에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처음 만들었고, ‘개그콘서트’를 만든 분이었다”며 “따라 할 수 없는 열정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코미디학과를 개설하고, 코미디 소극장 등을 통해 후진양성을 몸소 실천한 인정 많으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이홍렬과 김신영은 추도사를 맡았다. 이홍렬은 “오늘 우리는 코미디계의 큰 별 고(故) 전유성 선배님을 보내드린다”며 “무대 위 혁신가이자 무대 뒤 스승이셨던 전유성 선배님은 웃음이 사회의 공기이자 문화임을 증명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이 남긴 발자취는 우리 업의 교과서이고, 선배님의 코미디는 기록으로 남아 읽히고 기억되어야 할 문화였다”며 “오늘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내지만 그분이 만든 길 위에 서 있다. 남겨주신 웃음과 가르침은 우리의 가슴과 무대 위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제자로 마지막까지 병간호를 했던 김신영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교수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이제는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오열했다.

그는 “교수님은 제가 가장 힘들 때 ‘두고 봐라’고 하셨던 믿음이 지금의 자리까지 이끌었다”며 “제 코미디를 가장 먼저 인정해 주신 분, 모든 이들이 허무맹랑하다고 했던 개그를 밤새 즐거워해 주셨고,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사람으로 만들어준 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제게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친구, 즐거웠다”고 한 따뜻한 마음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떠올렸다.

이날 영결식 사회는 이수근이 맡았고, 기도는 표인봉이 올리며 고인을 기렸다.

임하룡, 김학래, 팽현숙, 이영자, 박준형, 조세호, 정종철 등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발인을 마친 운구 행렬은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개그콘서트‘ 무대로 돈 뒤 장지인 전북 남원 인월면으로 향했다.

1969년 방송 작가로 데뷔한 전유성은 코미디언으로 전향, ’유머1번지‘, ’쇼 비디오자키‘ 등으로 전성기를 열었다. 이후 ’개그맨‘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했고 KBS 2TV ’개그콘서트‘를 기획하며 한국 공개 코미디의 새 장을 연 인물로 불린다.

또 코미디 전문극장인 철가방 극장,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등을 통해 후배 양성과 코미디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했다.

사흘간 빈소에는 심형래, 이봉원, 이경실, 강호동, 유재석, 김용만, 남희석, 신봉선, 김경식, 이동우, 윤성호 등 수많은 후배가 찾아와 조문했다. 배우 송승환과 가수 서수남, 박상철 등도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과 1993년부터 사실혼 관계였으나 2011년 결별한 가수 진미령은 근조화환을 보냈다.

장례는 희극인장(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졌으며, 고인의 장지는 전북 남원시 인월면으로, 생전 국숫집을 운영하며 터를 잡았던 곳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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